[블록미디어 박현재] 미국이 심각한 금융 위기에 직면했다고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이 경고했다. 그는 17일 NBC Meet the Press에 출연해 “정부 지출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현재 행정부가 위기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 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신설했다. 이 부처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끌고 있으며, 목표는 연방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조기 퇴직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출 삭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재정 적자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지난 2월에만 부채 증가가 1조 달러를 돌파하며 국가 부채 문제를 심화시켰다. 이에 대해 베센트 장관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 월가 불안 심화… 경기 침체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이 시장에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S&P 500 지수는 2월 고점에서 10% 하락했으며,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럼에도 베센트 장관은 “시장 조정(correction)은 정상적인 과정”이라며 “2006~2007년에 제동을 걸었더라면 2008년 금융위기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의 ‘MAGA 2.0’ 경제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값싼 제품에 대한 접근이 미국인의 꿈이 아니다”라며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했다. 또한,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베센트 장관이 과거 헤지펀드 경력을 바탕으로 자유시장 정책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노선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베센트가 스티븐 므누신(Steven Mnuchin) 전 재무장관처럼 트럼프의 급진적 경제정책을 견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 글로벌 무역 충돌… 경기 둔화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후 경제 정책은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의 무역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가 주도하는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확인됐다.
베센트 장관과 루트닉 장관 사이의 긴장도 상당하다.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는 이들의 관계를 “불 꺼진 방에서 벌어지는 브라질식 칼싸움”에 비유하며 갈등을 시사했다.
베센트 장관은 정부 지출을 줄이고 민간 부문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하위 50%의 미국 노동자들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아왔다. 이를 해결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에 따르면, 주요 CEO들은 이미 고용 및 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CEO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도 “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센트 장관은 “장기적 경제 강화를 위해 단기적 고통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 경제 관점에 큰 영향을 줬다”며, 중산층과 블루칼라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 경제 정책, 장기적 성공 가능할까?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경제 기조가 장기적으로 성공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2025년부터 본격적인 경기 둔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 경제는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당장은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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