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아직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한 투자 전략이 올해 비트코인과 S&P500을 매수해 보유하는 전략에 비해 월등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현지 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스태그플레이션 바스켓’은 올해 들어 약 20% 상승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4%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10%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높은 실업률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제 상황으로 정의한다. 최근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시장 반응은?
최근 2년 및 5년물 인플레이션 스왑 금리가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물가 상승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서 경기 침체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GDP 추적 지표도 경제 활동의 급격한 위축을 시사했다.
노엘 애치슨 ‘크립토 이즈 매크로 나우(Crypto Is Macro Now)’ 뉴스레터 저자는 “주식과 채권 가격이 낮은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고 있다”며 “다만, 헬스케어 부문은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타격을 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안전자산 역할 실패했나?
스태그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가치 저장 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환경이다. 실제로 금은 올해 13% 상승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러한 환경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강화되며 위험 자산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치슨은 이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위험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유틸리티와 공급량 제한으로 인해 안전자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재 시장은 위험 회피 모드이며, 거시경제 포트폴리오가 비트코인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다만,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순풍은 여전히 유효하며, 시장이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응하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이 확산되고 있으며, 새로운 기관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규제 환경이 정비되면서 기관과 일반 투자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애치슨은 덧붙였다.
스태그플레이션 과대평가됐나?
한편, 10x 리서치의 설립자 마커스 틸렌은 시장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관세 영향이 선반영되면서 일시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증가한 것이며, 이는 몇 달 내로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 효율성 부처(DOGE)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연준(Fed)의 완화적인 기조 가능성이 위험 자산, 특히 비트코인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나다산 철강 및 금속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며, 이는 무역 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틸렌은 “트럼프가 공격적인 무역 정책을 다소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이번 주 연준의 완화적인 톤이 결합되면, 성장 자산이 반등할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지난 40년 동안 스태그플레이션 지속을 예상한 투자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