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암호화폐 시장에서 ‘고래(Whale)’ 추적이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하이퍼리퀴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트레이딩 방식이 고래들의 레버리지 포지션을 노리는 ‘민주화된(liquidation democratization)’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x 리서치의 마르쿠스 틸렌(Markus Thielen)은 3월 17일 보고서를 통해 “하이퍼리퀴드는 블록체인 상에서 트레이더들이 고래의 포지션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들의 청산 가격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러한 투명성은 트레이더들이 특정 청산 가격을 목표로 협력해 대규모 청산을 유도하는 새로운 전략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고래 사냥’이 개미들의 전략으로
전통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대형 투자자들이 시장을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을 보유한 고래들은 스탑로스 헌팅(stop-loss hunting) 같은 기법을 통해 소규모 투자자들의 청산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틸렌은 최근의 움직임이 이러한 시장의 균형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시장 조작 전략이 일부 기관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러 소규모 트레이더들이 협력해 청산을 유도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에는 주로 거래소나 시장 조성자들이 수행하던 스탑로스 헌팅이 보다 개방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40배 레버리지 고래의 의도된 전략?
일례로 최근 하이퍼리퀴드에서 한 고래가 40배 레버리지로 4442 BTC(약 3억6800만 달러) 규모의 숏 포지션을 $84,043에 설정했다. 이 포지션의 청산 가격은 $85,592로 설정됐으며, 이를 본 일부 트레이더들이 협력해 해당 가격까지 비트코인을 밀어 올리려는 시도가 포착됐다.
트레이더 CBB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고래의 포지션을 청산시키기 위한 협력을 제안했다. 그 결과, 비트코인 가격은 몇 분 만에 2.5% 급등했고, 한때 $84,583.84까지 상승하며 청산 임계점에 근접했다. 이후 해당 고래는 포지션을 5억2400만 달러로 확대하며 대응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이 숏 포지션이 의도적인 ‘셀프 청산’ 전략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헤지펀드 트레이더 조쉬 맨(Josh Man)은 “일부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지션 청산을 유도해 반등을 일으키는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해당 고래가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을 동시에 운용하며 반등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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