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금과 디지털 금이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값은 사상 첫 3000달러 벽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10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두 자릿수 조정을 겪고 있다.
#고삐 풀린 금값… 25년 만에 10배 상승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은 18일(현지시간) 트로이온스(약 31.1g)당 3015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1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사상 첫 3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국제 금값은 2020년 8월 2000달러를 처음 넘어선 지 5년 만에 3000달러를 돌파했다. 2000년 초 온스당 280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5년 만에 10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연초 대비로도 약 15%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트럼프 정권의 관세 정책, 세계 경제 불확실성,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세계 불확실성 우려를 키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캐나다·멕시코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들 국가와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늘고 있다. SP엔젤 애널리스트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러시아 등도 금 보유량을 늘리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UBS는 글로벌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금 가격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예상 목표 가격은 온스당 3200달러다. 맥쿼리도 2분기(4~6월) 중 3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BNP파리바는 평균 가격이 3000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코인, 안전자산 되기엔 아직 먼 길
반면,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입지를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 10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연초 대비 12.12% 하락하며 8만3131달러(18일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연준(Fed)의 금리 정책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 압력이 비트코인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지만 위험자산과의 상관성과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전통적인 안전자산과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내 비트코인 비중이 증가하면서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금과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과 비교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높은 수익성을 가질 수 있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크고 단기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크다”며 “위기 상황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페이비스(Paybis)의 울디스 테라우드 클랜스 최고수익책임자(CRO)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위험자산”이라며 “안전자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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