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글로벌 리서치·브로커리지 회사 번스타인(Bernstein)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에 대해 ‘아웃퍼폼(시장 대비 우수)’ 등급을 부여하고 목표 주가를 310 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69%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17일(현지시각) 외신들에 따르면, 번스타인은 보고서에서 코인베이스가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66%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4000억 달러 이상의 자산과 약 1000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점을 강조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가운데,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 은행의 디지털 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채택, 시장 구조 규제 등이 추진될 경우 코인베이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규제 명확성이 높아지면 핀테크, 증권사, 은행 등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미국 내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와 온쇼어(내국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경쟁 압박을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코인베이스와 주요 업계 기업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철회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취임일(1월 20일) 사상 최고치인 10만 9000 달러를 기록한 후 하락했으며, 알트코인은 더 큰 조정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이미 정점을 찍었으며, 약세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이번 암호화폐 시장 사이클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친(親)암호화폐 성향의 미국 정부가 시장을 투기적 자산에서 실용적인 디지털 자본 시장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10만 달러 수준은 이번 사이클의 정점이 아니며, 비트코인 시장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관들의 ETF 자금 유입,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등 기업의 비트코인 매입,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설립 등이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2025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2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만약 2025년 거시경제 불안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다면, 이번 강세장은 2026년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