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35조 달러 돌파… 전통 금융과의 경계 허물어지는 중
[블록미디어 정윤재]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듄(Dune)과 아르테미스(Artemis)가 3월 18일 발행한 보고서 “The State of Stablecoins 2025“에 따르면, 2024년 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다. 같은 기간 총 공급량은 63% 증가해 214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거래량은 35조 달러를 돌파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나 유로와 같은 법정화폐와 1:1로 연동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디지털 자산 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거래소 △디파이(DeFi) △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관 투자자와 금융 기관이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확대하면서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의 경계가 더욱 흐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비자·마스터카드 거래량도 넘어섰다
2024년 기준 스테이블코인의 연간 거래량은 35조 달러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15.7조 달러)와 마스터카드(연간 약 9조 달러)의 처리량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만, 외환 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 2024년 4월 기준 글로벌 외환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1조 달러로, 연간 400조 달러에 육박한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화폐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송금 및 국제 결제 시장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거래 속도가 빠르다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USDT, 공급량 1460억 달러로 1위… USDC 점유율 확대
스테이블코인 중에서는 테더(USDT)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2025년 2월 기준 USDT 공급량은 1460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64%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69%였던 점유율이 다소 감소했다. 반면, 서클(Circle)의 USDC는 285억 달러에서 560억 달러로 두 배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을 24.5%까지 끌어올렸다.
USDC의 성장은 △EU 암호자산시장법(MiCA) 라이선스 획득 △캐나다 및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승인 △라틴아메리카 시장 확장 △페이팔(PayPal) 및 스트라이프(Stripe)와의 협업 등으로 분석된다. 또한 바이낸스(Binance)가 2024년 12월부터 비USD(BUSD)를 포함한 8개의 비규제 스테이블코인을 상장 폐지하면서 USDC의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스테이블코인, 디파이·CEX·블록체인별 흐름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CEX)에서 대량 보유되지만, 거래량 측면에서는 디파이(DeFi)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대출·스테이킹 서비스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이동이 가장 많았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별로 보면 이더리움과 트론이 여전히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의 중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솔라나(Solana)와 코인베이스의 레이어2 네트워크인 베이스(Base)가 빠르게 성장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2024년 2월 대비 2025년 2월 △솔라나는 1.6%→5.4% △베이스는 0.2%→1.8%로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특히 베이스는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에서 1위를 기록했다. 2024년 2월 37억 달러 수준이던 거래량이 2025년 2월 1.9조 달러로 폭증하면서 전체 시장의 43%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베이스는 디파이 중심의 거래량 증가와 메이커다오(MakerDAO)의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USDS 채택, 지역 스테이블코인 성장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의 부상
USDT와 USDC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다양한 신규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테나 랩스(Ethena Labs)의 USDe △메이커다오(현 스카이)의 USDS △페이팔(PayPal)의 PYUSD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USDe: 이더리움 기반의 ‘델타 중립’ 전략을 활용하는 합성 달러로, 출시 1년 만에 62억 달러의 공급량을 기록했다. 특히 높은 연 9%의 이자를 제공하면서 디파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USDS: 기존 메이커다오의 다이(DAI)를 대체하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으로, 2024년 9월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4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 PYUSD: 페이팔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으로, 2024년 5월 솔라나로 확장하면서 2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역 스테이블코인도 성장
베이스 네트워크에서 지역 스테이블코인의 사용도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EURC(유로) △브라질의 BRZ(헤알) △나이지리아의 cNGN(나이라) △캐나다의 CADC(캐나다 달러) 등이 2024년부터 빠르게 유통되기 시작했다.
EURC는 2024년 7월 출시 이후 2680만 달러의 공급량을 기록했으며, 주간 거래량은 약 7000만 달러에 달했다. BRZ는 2025년 3월 한 달 동안 공급량이 10배 증가하며 170만 달러를 돌파했다.
보고서는 “지역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금융 시스템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각국의 결제 및 송금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더 커진다
보고서는 “2025년 이후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을 넘어 실물 경제와 더욱 밀접하게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제 환경이 정비되면서 기관의 참여가 증가하고, 결제·대출·국제 송금 등 실생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암호화폐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향후 몇 년 안에 전통 화폐 시장과의 격차를 줄이며, 금융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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