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백악관 AI 및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열명 ‘크립토 차르’) 데이비드 삭스가 최근 언론의 암호화폐 보도 방식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매체가 그가 보유했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을 ‘덤핑’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19일(현지시각) 외신들에 따르면, 삭스는 X(구 트위터)를 통해 “나는 암호화폐를 ‘덤핑’한 것이 아니라 법적 윤리 규정에 따라 처분(divest)한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보유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이후 윤리 규정상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삭스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암호화폐 정책을 총괄하게 되면서 그의 디지털 자산 보유가 이해 충돌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일부에서는 그의 영향력으로 인해 특정 알트코인이 미 정부의 디지털 자산 보유 목록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최근 공개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삭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2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의 투자사인 크래프트 벤처스(Craft Ventures)도 코인베이스(COIN), 로빈후드(HOOD), 비트와이즈 10 크립토 인덱스 펀드(Bitwise 10 Crypto Index Fund) 등 암호화폐 관련 주식 및 펀드를 모두 처분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이를 ‘덤핑’으로 표현하자 색스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보유 자산을 법적 의무에 따라 매각한 것이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삭스의 해명 이후,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뱅크리스 HQ(Bankless HQ) 공동 창립자인 데이비드 호프만은 “언론의 태도는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암호화폐 시장이 성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자신이 기회를 놓쳤다는 인식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언론은 이런 심리를 반영해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