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9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며 경제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의 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현행 4.25~4.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변동이 없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조정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경기 둔화 속 금리 인하 전망 유지
CNBC에 따르면,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와 2027년까지의 금리 및 경제 전망을 수정했다. 또 채권 보유 축소 속도를 조정하며 통화정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시사했다.
FOMC는 성명에서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며 “위원회는 연준의 두 가지 핵심 목표(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에 대한 위험 요소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과 함께 새로운 관세 조치의 영향을 고려하면서도 2025년까지 0.5%포인트(50bp)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는 보통 0.25%포인트씩 움직이는 연준의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성장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1.7%로 예상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2.1%)에서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8%로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일부 연준 위원들이 기존보다 다소 매파적인(긴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회의에서는 2025년 금리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 위원이 한 명뿐이었으나, 이번에는 네 명으로 늘었다. 2026년에는 두 차례, 2027년에는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3%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 우려 속 소비·고용시장 변화
이번 연준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한 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을 포함한 광범위한 상품에 대한 관세를 도입해 글로벌 무역 긴장을 높였다. 오는 4월 2일 추가 관세 발표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 신뢰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월 소매 판매는 증가했지만 기대치를 밑돌았다. 노동시장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은 예상보다 낮았으며, 실업률이 포함된 광범위한 고용 지표(U-6 실업률)도 10월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시장 반응 엇갈려…금융업계 “경제 성장 지속될 것”
연준의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모이니한은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신용카드 데이터 분석 결과, 소비 지출이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BofA의 경제학자들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2%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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