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코는 탈중앙화를 핵심 가치로 삼으며 베이스드 롤업을 도입해 시퀀서의 탈중앙화를 실현했다. 그러나 시스템이 탈중앙화 된 상황에서 커뮤니티의 탈중앙화가 필요한 상태라는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코 다오를 출범했다.
- 타이코 다오는 낙관적 거버넌스 모델과 보안 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낙관적 거버넌스는 기본적으로 안건이 통과되는 구조로, 이의가 있을 경우에만 투표를 진행해 참여자의 부담을 줄인다. 보안 위원회는 안건을 제안 및 승인하는 역할을 하며, 긴급한 경우 슈퍼 다수결을 통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 타이코 다오는 2025년 정식 운영을 앞두고 있으며, 실제 운영을 통해 커뮤니티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보안 위원회의 권한과 안건 상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이 강조되지 않으면, 타이코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탈중앙화 철학과 충돌할 수 있다.
1. 배경 – 타이코 다오, 탈중앙화에 대한 타이코의 욕심
[포필러스 김인근] 타이코는 베이스드 롤업을 기반으로 한 이더리움 L2 프로젝트이다. 타이코가 자신들의 블록체인 방식을 선택할 때, 베이스드 롤업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베이스드 롤업에서 이더리움의 블록 생성에 관여하고 있는 많은 참여자들이 시퀀서가 될 수 있어, 시퀀서의 탈중앙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부터 나오는 실시간성과 탈중앙성이 타이코가 베이스드 롤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이다.
타이코는 베이스드 롤업을 장착한 메인넷 알레시아(Alethia)를 론칭한 이후로 성장을 거듭하여 약 $200M 규모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특히 베이스드 롤업을 사용하는 이더리움 L2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서 탈중앙화를 구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타이코에게 아직 탈중앙화할 부분이 더 남아있으니, 그것은 바로 타이코 커뮤니티에 대한 탈중앙화다.
커뮤니티가 탈중앙화 되지 않으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소수에 의해 결정되는 프로젝트의 방향이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의 임원진이나 개발진이 프로젝트 생태계에 기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행동하며, 프로젝트의 경쟁력 약화와 심할 경우 러그풀(Rug Pull)의 사건도 일어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타이코의 비전이 일관성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탈중앙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가지고 있는 네러티브와 명분이 모두 부정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을 타이코도 계속 인지하고 있었던걸까? 타이코가 이번에 타이코 다오를 발표하며, 아직까지 탈중앙화 되지 않았던 커뮤니티에 대한 탈중앙화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타이코는이 과정에서, 다오를 모듈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라곤(Aragon)과 협력하여 타이코 다오를 구축했다. 현재, 타이코 다오는 헤켈라(Hekla) 테스트넷에서 운영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상태이다.
1.1 타이코 다오의 구조
타이코는 두 가지의 중심 구조로 돌아가는 거버넌스이다.
첫 번째는 낙관적 거버넌스(Optimistic Governance) 모델이다. 낙관적 거버넌스 모델은 투표의 과정에서 각각의 안건에 대해 모든 검토와 찬반 투표를 거치는 방식이 아닌, 일단 안건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이라는 스탠스를 유지시킨 후 투표자들이 각각 안건에 대해 이견이 있을 경우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구조를 취한다.
이 모델 내에서 $TAIKO 보유자와 투표 대리자는 단순한 거버넌스 참여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이의 제기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참고로 투표 대리인의 자격은 일정량의 $TAIKO를 스테이킹한다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모든 안건이 반드시 투표를 거칠 필요 없이 문제가 있는 안건에 대해서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투표에 계속 참여할 필요 없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만 효율적으로 참여하여, 충분한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진다.
두 번째는 보안 위원회(Security Council)이다. 보안 위원회는 타이코 다오 내에서 안건을 생성하고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보안 위원회는 여러 명의 위원들로 구성되며, 안건 생성에는 최소 한 명 이상의 보안 위원이 필요하고 승인은 상황에 따라 다른 수의 보안 위원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시스템적으로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안 위원회 내부적으로 긴급 멀티시그 시스템을 발동시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구조는 일반적인 상황과 긴급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동작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보안 위원회 구성원이 안건을 제출하고 보안 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린다. 이 때의 승인은 일반적인 멀티시그 모델로 결정된다.
여기에서 특이한 점은 보안 위원회에 속하지 않은 사용자 같은 경우, 최소 한 명의 위원회 구성원을 통해 제안을 제출해야 한다. 즉, 보안 위원회가 아닌 사용자는 직접 안건을 올릴 수 없다는 의미이다.
안건에 대해 보안 위원회의 승인이 나면 낙관적 거버넌스 모델에 따라 안건 채택 과정에 들어간다. $TAIKO 보유자 및 투표 대리인이 안건을 검토하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의 제기 기간 동안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과정까지 통과하면 7일의 타임락을 통해 통과된 안건의 내용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타이코 다오에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기간까지 완료되면 안건의 실행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보안 위원회가 긴급 멀티시그 모델을 통해 안건을 처리한다. 이 때도, 보안 위원회의 구성원만이 안건을 제출할 수 있다.
긴급 멀티시그 모델은 긴급한 상황에서 안건들을 처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에서보다 더 많은 보안 위원들의 찬성이 필요한 초다수결(Supermajority)을 통해 승인된다. 특히 긴급한 상황에서는 낙관적 거버넌스의 투표를 거치지 않으며, 타임락도 없이 바로 실행되게 된다.
실행된 긴급 제안의 모든 세부 정보는 암호화되어 저장되는데, 이는 긴급 제안이 보안 취약점 같은 민감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업그레이드일 경우, 내용이 유출되어 악용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실행되고 난 후, 안건에 대한 내용은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
이렇게 타이코 다오는 낙관적 거버넌스의 도입과 보안 위원회의 일반, 긴급 상황 대응을 기본으로 하여 구성이 되어 있다. 타이코 다오의 이러한 구성은 거버넌스의 효율성과 안전성의 중간 지점을 절묘하게 찾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2. 시사점 – 타이코 다오에 대한 기대와 걱정
2.1 낙관적 거버넌스 도입을 통한 기대감
타이코 다오가 기존 거버넌스들이 주로 사용하던 찬반 투표제를 사용하지 않고 낙관적 거버넌스 모델을 택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TAIKO 보유자와 투표 대리자가 많은 수의 안건으로 인해 느낄 수 있는 투표 피로도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의 투표 피로도를 줄이게 되면 낭비되지 않은 투표 에너지를 온전히 자신들의 거버넌스로 유입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들의 결정과 커뮤니티 전체의 의견 사이의 괴리감이 줄어들게 되고 더욱 건강한 거버넌스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투표율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되지 않기 때문에, 이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추가 작업을 타이코 다오 측에서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면, 찬반 투표에서 투표율로 고생하는 경우는 정족수 문제이다.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안건이더라도 폐기되게 된다. 특히 거버넌스적으로 중요한 안건인데, 투표 마감까지 최소한의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이 안건에 대한 홍보 등을 동반해야 한다. 낙관적 거버넌스를 적용하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운영 및 관리 측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낙관적 거버넌스의 도입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에서 낙관적 거버넌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타이코 다오 내에서 어떠한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2.2 베이스드 롤업의 탈중앙성과 견줄만한 거버넌스인가?
타이코 다오의 구성을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안건을 올리려면 보안 위원회 중 최소 1인 이상과는 연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안건을 올릴 수 있는 자격이 보안 위원회 소속에만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타이코가 차용하고 있는 베이스드 롤업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보자. 베이스드 롤업에서는 이더리움의 블록 생성 관여자라면 누구든지 시퀀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누구든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타이코 다오 구성에서는 안건을 누구나 올릴 수 없는 형태이다. 물론 올리는 안건에 대한 최소한의 검토 및 안전 장치를 위해 보안 위원회에서 한 번 거르는 작업을 하는 것일테지만, 그것조차도 사실 탈중앙화와 멀어지는 효과를 낳는다.
Source: https://community.taiko.xyz/
현재도 타이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약 140개의 커뮤니티 의견이 올라와 있는 상태이다. 결국 이 중에서 보안 위원회와 컨택이 되는 의견만이 투표로 이어질 수 있는 안건인 것이다. 만약, 의견을 올린 구성원들 중 보안 위원회와 접점이 없거나, 있더라도 연결된 보안 위원회의 구성원이 일부러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거버넌스의 존재 의의 자체가 퇴색될 수 있다.
Source: Taiko DAO
아직 타이코 다오의 보안 위원회는 공식적으로 선정되지 않았다. 현재는 헤켈라 테스트넷에서 임의로 선정된 보안 위원회가 활동을 하고 있고, 알레시아 메인넷으로 넘어가면서 정식 보안 위원회가 발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타이코 다오 측이 보안 위원회 구성이나 위원들의 권한 정도에 대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 비판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3 이제는 타이코 다오의 탈중앙성을 운영으로 보여줘야 할 때
걱정과 기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타이코 다오는 2025년에 정식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려고 한다. 필자는 거버넌스의 첫 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운영을 해가며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더 발전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판받는 부분에 대해서도 커뮤니티 내에서 충분한 토의를 거치고 안건을 올려 거버넌스적으로 해결하는 등 차근차근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 자체로 타이코 다오의 존재 의의를 빛나게 해준다고 본다. 그러한 관점에서 올해 있을 타이코 다오의 공식적인 론칭과 향후 운영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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