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국내 콘텐츠 시장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제작비 양극화로 인해 독립영화와 중저예산 영화 제작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영화 산업은 실시간 매출 확인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분야로, 토큰증권(STO) 도입을 통해 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높이고 다양한 규모의 작품이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최윤 유비콘텐츠2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블록미디어 주최 ‘K콘텐츠 투자 활성화를 위한 토큰증권(STO) 활용 방안’ 세미나에서 ‘영화 제작사 관점에서의 IP 기반 자본 조달’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국내 영화산업이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제작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국내 영화산업은 제작비 조달과 투자 조달 문제로 인해 많은 제작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영화·영상산업은 전년 대비 4.1% 성장했지만, 제작비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개봉된 171편의 영화 중 73.7%가 순제작비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였던 반면 100억원 이상의 대형 상업 영화는 6.4%에 불과했다”며 “자금 조달 격차가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 대표는 STO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형 프로젝트에 투자금이 집중되면서 중소 제작사들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STO를 활용하면 제작비 규모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STO의 도입 효과에 대해 최 대표는 투자 시장 확대를 통한 효율적인 자금 조달, 소액 투자자의 참여 기회 확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수익 정산 투명성 확보 등을 주요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그는 “STO가 도입되면 독립영화 및 저예산 영화도 투자 유치를 보다 원활히 할 수 있어 산업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산업은 작품 하나의 성공이 연쇄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며 “IP 기반 STO를 도입하면 투자자들은 개별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콘텐츠 수익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STO가 영화 산업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최 대표는 “현재 금융당국이 마련한 STO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영화 콘텐츠가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며 “산업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당국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과 콘텐츠 업계의 가치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조율할 수 있는 콘텐츠 가치평가사 같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제도가 정착될 수 있다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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