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문예윤·지승환 인턴기자] K콘텐츠 산업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제작과 유통 과정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만으로는 창작자와 제작사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토큰(STO)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법적 규제와 제도적 미비로 인해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콘텐츠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STO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블록미디어 주최 ‘K콘텐츠 투자 활성화를 위한 토큰증권(STO) 활용 방안’ 세미나에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나서 ‘K-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한 금융과 제도 전략’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패널로는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수석 △노가영 작가 △양우석 감독 △최윤 유비콘텐츠2 대표 △조원선 펀블 CSO △강기범 하나증권 디지털자산신사업실 실장이 참여해 콘텐츠 산업과 STO의 연계 가능성, 법적 장벽, 글로벌 금융 시장 변화에 따른 국내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STO의 콘텐츠 산업 활용 가능성과 함께 법적 장벽이 핵심 과제로 지적됐다. 이용재 수석은 “토큰 증권을 활용하면 콘텐츠 IP 기반 투자 모델이 가능해지고 글로벌 투자자 유입도 기대할 수 있지만, 현행 금융 규제와 법적 제약으로 실제 도입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강기범 실장도 “STO가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법적 장벽 해소가 필수적”이라며 “기존 벤처캐피털(VC)이나 사모펀드(PE) 등의 투자 방식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STO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법제화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우석 감독은 “해외 금융기관들은 이미 STO 기반 금융 시스템으로 전환을 시작했지만, 한국은 법적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글로벌 금융 혁신 흐름을 인지하고 빠르게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STO를 단순한 실험적인 투자 방식이 아니라 유망한 콘텐츠 산업의 근본적인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용재 수석도 “해외 금융기관들은 STO를 통해 기존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한국 역시 단순한 법적 논의를 넘어 STO를 금융 산업의 필수 인프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적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제화의 필요성과 함께 STO가 금융과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원선 CSO는 “STO가 단순히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 콘텐츠 제작 전반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필요하다”며 “국내에서도 STO를 활용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 시장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블록미디어 주최, 금융투자협회 후원으로 개최됐으며 최창환 블록미디어 대표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K콘텐츠 투자 활성화를 위한 토큰증권 활용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