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폴 브로디 EY(Ernst & Young) 글로벌 블록체인 리더는 이더리움이 분산형 컴퓨팅 플랫폼과 가치 자산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3월 21일(현지시간) 디파이언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처럼 희소한 자산이자 초고성장 플랫폼이 되기를 원하는 기대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브로디는 이더리움의 진정한 강점은 탈중앙형 컴퓨팅 시스템으로서 기업과 금융 앱에 활용되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더리움은 운영체제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하며, 자산 가치 상승보다는 활용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5년부터 EY에서 블록체인 전략을 이끄는 브로디는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그가 의장을 맡고 있는 기업 이더리움 연합(EEA)도 이더리움 생태계 확대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EY는 ‘나이트폴(Nightfall)’과 ‘스타라이트(Starlight)’ 같은 프라이버시 중심 기술도 개발해 왔다.
# 디파이-전통금융 경계 사라진다
브로디는 미국의 규제 변화가 디파이(DeFi)와 전통 금융(TradFi) 간 장벽을 무너뜨릴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미국에서 디파이와 은행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두 서비스가 거의 구별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주목했다. ‘GENIUS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 내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보관할 수 있는 법적 틀이 마련된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의 1:1 자산 담보 △발행자 라이선스 △소비자 보호 정책 등을 규정한다. 브로디는 “이 법안은 전통 은행이 암호화폐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디파이도 전통 금융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고 평가했다.
# 프라이빗 체인과 기업 전용 L2는 실패할 것
브로디는 기업이 자체적인 레이어2(L2)를 구축하는 시도에 회의적이다. 그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100% 실패했고, 기업 전용 L2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는 공개된 인프라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의 진짜 가치는 스마트 계약과 디지털 자산을 여러 기업이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각 기업이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브로디는 공공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가는 레이어2 솔루션을 통해 기업이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 이더리움은 플랫폼으로 성장해야
이더리움의 미래는 자산이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에 있다고 브로디는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자산이고, 이더리움은 플랫폼”이라며 “이더리움의 가치는 트랜잭션 수수료, 스테이킹 수익 등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블록 공간 공급은 1000배 늘었지만 수요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해 ETH 가격이 눌리고 있다”며 “이더리움이 사운드 머니(우량 자산)로 자리 잡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브로디는 이더리움을 기술 표준에 비유했다.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 90%, 윈도우가 PC 점유율 90%인 것처럼, 이더리움도 결국 블록체인 컴퓨팅 플랫폼의 9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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