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현대자동차가그룹이 미국에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25일 장 초반 그룹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1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만원(4.69%) 오른 22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기아도 2900(2.94%) 상승한 10만16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대체거래소 프리마켓에서는 7% 넘게 급등해 23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각 현대모비스(1.61%), 현대제철(1.86%), 현대위아(2.27%), 현대비앤지스틸(2.97%) 등 그룹주도 상승세다.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2028년까지 21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총 60억 달러를 투입해 루이지애나주에 현대제철의 신규 설비를 구축하고, 이번 주 조지아주 사바나에서 8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동차 공장 공식 가동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63억 달러를 투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루스벨스룸에 입장하며 정 회장과 악수를 나눴고, 연단에 올라 “현대차가 미국 제조업에 58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히게 돼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대미 투자 결정이 현대차그룹에 수혜가 예상된다며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25% 관세 부과시 현대차, 기아의 이익 감소폭은 최대 연 10조원인데 관세비용으로 지출하는 것 보다 투자 확대로 비용을 줄이는 결정이다. 현대차 그룹 주주환원 정책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라며 “미국의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길 기대돼 긍정적이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가 이미 전고점 대비 30% 조정 중인 상황으로 약 20% 수준의 관세율 부과 시 감익 영향 수준은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다음 달 관세 정책 발표와 GM·도요타 글로벌 소싱 협력 구체화 등 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대응 방안이 구체화되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 3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주신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 실적은 매출액 181조3881억원, 영업이익 15조2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1분기도 영업이익 3조6000억원으로 양호한 판매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형 팰리세이드가 3주만에 사전 계약 4.5만대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사전 계약의 70% 이상이 하이브리드(HEV)로, 2분기까지도 판매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