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사상 최고치인 132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USDT(테더)와 USDC(서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2300억 달러에 달한다.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은 최근 몇 달간 청산, 투매, 가격 하락 등 부정적 흐름을 보였고,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포함한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높은 변동성의 자산보다는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비트코인은 수차례 7만70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대부분의 알트코인도 지난 연말과 올해 1월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24/2025년 강세장 속 이른바 ‘알트시즌’이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공급은 이 같은 시장 약세 속에서도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이더리움이 1900달러 선까지 하락하던 시점에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이어졌다.
올해 3월 기준 연간 스테이블코인 공급 증가 규모는 약 800억 달러로,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중 이더리움에서의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지난해 3월 753억 달러에서 올해 3월 1324억 달러로 확대됐다.
이외에도 솔라나(Solana), BNB 체인, 트론(Tron), 베이스(Base), 아비트럼(Arbitrum) 등 다양한 블록체인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2025년 들어서만도 전체 공급량이 200억 달러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공급 확대가 암호화폐 유동성 회복의 선행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테더(Tether)가 10억 달러 규모의 USDT를 추가 발행한 점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월간 전송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2024년 2월 기준 1조9,000억 달러였던 전송량은 2025년 2월 4조1000억 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생태계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위한 정산 인프라로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