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안드레아 윤 에디터] 1990년대 말 음악 업계를 뒤흔들었던 냅스터가 가상현실 스타트업 인피니트 리얼리티(Infinite Reality)에 2억700만 달러에 인수됐다고 26일 디크립트가 보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인피니트 리얼리티는 이번 인수를 통해 팬들이 가상 공간에서 교류하고, 콘서트를 관람하며, 아티스트로부터 직접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냅스터를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냅스터 역사상 가장 높은 인수 금액에 해당하며, 과거 로비오(Rovio)와 알고랜드(Algorand) 등 반십여 개의 기업을 거쳐온 냅스터에게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냅스터, 혁신과 재탄생의 길로
인피니트 리얼리티 공동 창립자 겸 CEO 존 아칸토(John Acunto)는 공식 성명을 통해 “냅스터 인수는 아티스트, 팬, 음악 산업 전반에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한 발판”이라며, “우리는 아티스트가 디지털 혁신의 다음 물결에서 번영할 수 있는 최상의 음악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냅스터 CEO인 존 블라소풀로스(Jon Vlassopulos)는 인피니트 리얼리티와 함께 역할을 확장한다. 그는 2022년 냅스터에 합류하기 전 로블록스(Roblox)에서 수백만 팬이 참여한 가상 콘서트를 기획하며 디지털 음악 경험을 선도했다. 블라소풀로스는 “냅스터는 1990년대 디지털 음악의 혁신을 주도했으며 이제 인피니트 리얼리티와 함께 이를 다시 이룰 준비가 됐다”며, “음악 스트리밍 업계도 이제 몰입형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냅스터의 역사와 Web3 전환
냅스터는 1999년 창립 당시 MP3 파일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2001년 메탈리카와 음반사들과의 법적 분쟁 끝에 문을 닫았다. 이후 △2003년 록시오(Roxio) △2008년 베스트바이 △2011년 랩소디(Rhapsody) 등을 거쳐 △2020년 VR 기업 멜로디VR(MelodyVR)에 7000만 달러로 인수됐다. 2022년에는 블록체인 기업 알고랜드가 소유하면서 Web3 전환을 시도했다.
알고랜드 시대의 냅스터는 자체 암호화폐 ‘$NAPSTER’를 개발하고 탈중앙화 음악 서비스를 위한 인수를 단행하며 새로운 혁신을 제시했다. 블라소풀로스는 당시 “희소한 다운로드 경험을 온체인 기술로 재현해 주류 소비자도 이를 활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냅스터는 34개국에서 1억1000만 곡 이상을 제공하는 정식 스트리밍 서비스로, 아티스트와 작곡가에게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 가상 음악 플랫폼으로의 진화
인피니트 리얼리티는 냅스터를 기반으로 3D 가상 공간을 구축해 △가상 콘서트 △청취 파티 △아티스트와의 실시간 교류 등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물리적 및 디지털 굿즈 판매, 독점 콘텐츠 제공, 이벤트 티켓 배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상 공연장에 들어가 친구들과 독점 쇼를 보고, 아티스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라”며 블라소풀로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인피니트 리얼리티는 드론 레이싱 리그 및 ‘콜 오브 듀티’와 같은 게임 e스포츠 팀 등과의 협력을 통해 냅스터를 젊고 게이밍 중심의 관객층에 연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아미쉬 샤(Amish Shah) 인피니트 리얼리티 최고사업책임자는 “우리 기술을 음악 아티스트들의 손에 쥐어주는 것만큼 훌륭한 활용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가 냅스터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전에도 서비스 혁신 시도는 엇갈린 성과를 보였고 메타버스 기반 음악 경험이 주류로 자리 잡지는 않았다. 새로운 기능 출시는 인수 마무리 이후 점진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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