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NHN이 국내에서 진행하던 블록체인 사업이 오리무중에 빠지게 됐다. 규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일 NHN은 블록체인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보류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휴사와 진행하던 사업도 전부 ‘올스톱’ 상태에 돌입했다.
NHN은 지난해 지스타2018에서 게임 특화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페블(Pebble)을 공개했다. NHN은 당시 페블을 통해 자유로운 결제, 투명한 비용 구조, 자동화된 토큰 이코노미 등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NHN은 ▲블록체인 메인넷 ‘페블 코어’와 ▲암호화폐 ‘페블 토큰’ ▲토큰 관리 월렛 ‘페블 페이’ ▲페블 트랜잭션 소회 서비스 ‘페블 트랙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당분간 제휴를 포함한 모든 사업이 정지됐다.
NHN이 국내 사업을 접은 배경에는 불확실한 규제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까지도 블록체인 사업에 관한 법률이나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가이드라인 조차 없다. 또한 블록체인 관련 업체가 해외 송금 및 결제 서비스 등 기타 업무를 할 때에도 제약이 많이 따른다. 이에 따라 NHN도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NHN 관계자는 “국내외 상황이 ICO나 관련 사업을 하기에 적절한 상황이 아니라 보류중”이라 밝혔다.
해외에 설립한 지사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NHN은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회사 ‘페블 오리진’을 설립하면서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싱가포르는 관련 가이드라인만 따른다면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제약이 없으며 ICO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NHN이 블록체인 사업에 제동을 걸면서 이마저도 방향을 잃게 됐다. NHN 관계자는 “해외 법인에 대해서도 어떤 방향으로 갈지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관련 사업은 잠정 보류됐지만 이와는 별개로 블록체인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될 예정이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NHN마저 사업을 보류하고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이 계속되자 미온적인 정부 태도 탓에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또다시 등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블록체인 업체들이 규제의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외에서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국내의 엄청난 자본과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은 국부유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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