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지명된 폴 앳킨스가 27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디지털 자산 규제에 있어 지난 4년과는 다른 방향을 예고했다고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한 구체적인 질의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급 주요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백악관은 현재 주요 규제 기관장 인준 절차에 집중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논의가 행정부와 의회 차원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규제를 만드는 주체는 SEC 같은 독립 기관 수장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준 절차는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앳킨스는 게리 겐슬러 전 위원장의 뒤를 이을 후보로 지명됐다. 겐슬러는 재임 중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고수하며 강경한 규제 행보를 보여온 인물이다. 앳킨스는 이를 명확히 선긋는 모습이다.
그는 준비된 서면 발언을 통해 “위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다른 위원들과 의회와 협력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합리적이고 일관되며 원칙 중심의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팀 스콧 상원 금융위원장도 “앳킨스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오랫동안 기다려온 명확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청문회 시작 전부터 민주당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은 앳킨스가 가상자산 업계에 조언자로 활동해온 점을 지적하며 “공정성에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국가은행 규제기관인 통화감독청(OCC) 수장 후보로 나온 굴드(Gould)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OCC는 가상자산 업계에 대해 보수적 감독 기조를 유지하며, 업계의 은행 접근을 어렵게 만든 ‘디뱅킹(debanking)’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기관이다. 이에 대해 굴드는 “이전의 입장을 철회하겠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앳킨스의 입장이나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질의는 나오지 않았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FTX 사태와 관련해 샘 뱅크먼-프리드(SBF) 전 CEO와 그 부모의 책임을 언급하며 SEC의 무능을 지적하기도 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존 케네디는 “SEC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에는 법과 처벌에 두 가지 기준이 있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문회는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총 네 명의 후보자가 출석한 탓에 개별 후보자에 대한 질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민주당 측 불만도 나왔다.
현재 앳킨스를 포함한 후보자들은 상원 금융위원회의 표결을 거쳐 전체 상원 승인 절차로 넘어갈 예정이다.
*사진 출처: 美 상원 위원회 청문회 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