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박재형 특파원] 미국 의회가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에 거래 보고를 의무화하는 ‘디파이 브로커 규정(DeFi Broker Rule)’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상원과 하원 모두 해당 규정의 폐지안에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 디파이 규제 환경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27일(현지시각) AMB크립토에 따르면, 해당 결의안은 상원에서 70대 28, 하원에서는 292대 132라는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현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의 AI 및 암호화폐 자문역 데이비드 삭스가 트럼프의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법안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디파이 산업 말살 우려”
문제가 된 디파이 브로커 규정은 바이든 행정부 당시 도입됐으며, 디파이 거래소들이 거래 내역과 총 수익 등을 국세청(IRS)에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규제 당국은 해당 규정이 세금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업계와 일부 의원들은 △프라이버시 침해 △플랫폼 운영 부담 △혁신 저해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번 결의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면서, 규제 철회를 통해 디파이 업계가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크리스틴 스미스 대표는 “의회의 두 번째 초당적 지지를 받은 이번 규제 폐지안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였다”며 “디파이 산업을 보호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마이크 캐리 하원의원 등 “친(親) 혁신 성향의 의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부유층 위한 면제, 탈세 조장”
하지만 모든 의원이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은 “해당 결의안은 부유층에게 특별 면제를 제공하고, 불법 자금 활동과 탈세에 악용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규제 제거는 세금 회피와 범죄 행위의 루프홀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쟁은 디파이 생태계뿐만 아니라 미국 내 암호화폐 전반의 규제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의안은 현재 대통령 서명만 남겨두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 시장은 향후 정책 흐름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