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확대와 반세계화 정책 여파로, 미국 달러가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달러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2025년 들어 미국 주식시장은 큰 폭의 조정을 보이고 있다. 대신 △엔화 △유럽 증시 △금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며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3% 넘게 빠지며 2017년 이후 최악의 연초 흐름을 기록했다.
미국 연기금 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허미스(Federated Hermes)의 존 시다위(John Sidawi)는 “달러는 위기 때 안전자산으로 통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이례적이며 중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달러의 세계적 위상, 무너질까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과 동시에 관세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 간 무역 마찰이 커지면서 달러의 위상에도 금이 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를 계기로 유로화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신흥국들도 ‘탈달러화’ 논의를 재점화하고 있다.
영국 외환중개사 페퍼스톤(Pepperstone)의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 수석 전략가는 “이제는 고객들이 달러가 아닌 다른 대안을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달러의 절대적 위상은 여전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버드대 교수이자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카르멘 라인하르트(Carmen Reinhart)는 “영국 파운드화가 달러에 밀려난 것도 하루아침 일이 아니었다”며 “대체 통화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는 급격한 달러 붕괴는 없을 것”이라 봤다.
금융시장 불안과 정치적 충격
시장은 단기적으로 트럼프 정책의 실질 영향을 더 주시하고 있다.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부르는 4월 2일, 트럼프는 대규모 관세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론상 관세는 수입 감소로 달러 강세를 유도하지만, 이번 경우는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워 되레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S&P 500 지수는 최근 두 달간 9% 하락했다. 반면 유럽 증시는 독일의 국방지출 확대 기대감 등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 자금이 유럽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UC버클리의 경제학자 배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은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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