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프랑스 법원은 31일 마린 르 펜 국민집결(RN) 지도자에게 ‘공직출마 금지, 측각 및 5년 간 유효’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르 펜은 2027년 5월로 전망되는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었다.
이 판결은 항소심 진행 및 판결하고는 아무 관계없이 계속 발효된다.
르 펜(56)은 RN 당수직을 2021년 젊은 조르단 바르델라(29)에 넘겼다. 그러나 2011년 아버지 장마리 르 펜으로부터 RN 전신인 국민전선(FN) 당수직을 빼앗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극우 당을 실제 통솔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정치인 중 지지도가 가장 높다.
르 펜은 2017년 대선 때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맞붙어 1차투표서 24% 대 21.3%의 박빙의 차로 2위가 되었다. 상위 2명이 맞붙은 결선투표서 66% 34%로 져 39세의 마크롱이 대통령이 되었다.
202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역시 1차 때 마크롱 바로 뒤의 2위로 결선투표로 나갔으며 결선서 58% 대 42%로 져 마크롱이 재선했다.
2027년 대선에는 마크롱은 3연임 금지로 출마할 수 없다. 그런데 이날 판결로 르 펜은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이는 차기 대선에 나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프랑스 의회 의원보다 격이 떨어지는 유럽의회 의원으로 만족해야 했던 2010년 대 초반 르 펜과 국민전선 동료 의원들은 유럽의회로부터 의원 보좌관 월급 명목 등으로 돈을 받은 뒤 이를 프랑스 당 운영비로 썼다.
르 펜 등은 부정행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인적 편취나 직접 횡령은 아니나 조직적인 자금 유용의 횡령이라고 이날 재판부는 명확히 지적하고 르 펜 등 당시 유럽의회 의원 8명과 당 직원 12명 등에게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유럽의회는 국민전선이 유용 횡령한 공금이 700만 유로(110억 원)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리 법원 재판부는 장문의 판결 낭독을 통해 르 펜의 정치 생명을 앗아가는 공직출마금지 5년 조치를 내리면서 또 징역 4년 형을 부과 선고했다. 이 중 2년 간은 집행 유예되는데 르 펜이 실제 복역할지는 알 수 없고 이 조항은 항소할 수 있다.
르 펜은 이날 법정에 나왔다가 자신 등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나 고개를 흔들었으며 1시간 뒤 ‘공직출마금지 즉각 조치’ 선고가 내려지나 법정을 떠나 파리 도심의 국민집결 당 본부로 왔다.
르 펜은 대선은 포기하더라도 의회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으며 그럴 가능성이 높다.
현재 프랑스 하원은 총 577명 의석 중 사회당 극좌당 녹색당 및 공산당 연합의 신민중전선(NEP)가 195석,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연합체 앙상블이 166석 그리고 르 펜의 국민집결 126석 포함한 극우 연합 143석, 우파 공화당 60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르 펜은 2017년 대선 직후의 총선에서야 프랑스 하원에 당선되었다. 이때 9명이었던 국민전선 의원들은 2022년 대선 직후 총선에서 89명으로 급증했다. 그리고 국민집결로 이름을 바꾼 뒤 치러진 지난해 7월 조기 총선에서 126석을 얻었다. 지난해 선거 총선 당시 한대 국민집결이 220석 이상을 얻어 극우 연합이 총리직의 정부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