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헌법상 금지돼 있는 3선을 자주 언급하는 것은 레임덕이 될 것을 우려하는 때문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세 번째 임기에 출마할 수 없다. 그럼에도 3선 출마에 대한 언급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3선 출마 계획이 농담이 아니라며 헌법을 우회할 방법이 있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헌법 우회 방안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3선을 추진한다는 징후도 전혀 없다.
트럼프의 계속되는 3선 발언은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다.
시그널 채팅 앱에서 군사 기밀을 유출한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 차기 지도자로 주목받을 수 있는 인물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차기 인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트럼프가 가장 두려워하는 레임덕 상황으로 이어진다.
지난 1월, 앤디 오글스 공화당 하원의원이 트럼프의 3선 출마를 허용하는 개헌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31일 공화당 지도부가 개헌안을 부결시키면서 대통령의 3선 출마 발언에 대해서도 농담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발언이 “사람들 관심을 끌려는 의도”라고 말했고 백악관 당국자들도 트럼프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한 발언일 뿐이라고 의미 부여를 배제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이 대통령에게 3선에 대해 계속 묻고 대통령은 웃으며 답한다. 그런데도 모두가 흥분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앞으로 4년의 시간이 있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데이브 카니 공화당 전략가는 트럼프가 사람들을 혼란시키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좌파 진영을 크게 자극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도 트럼프가 정치 무대에 오래 남아있을 것으로 믿게 만든다. 트럼프는 사람들을 흔드는데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법을 어긴 적이 없으며 어기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면서 “다만 여러 선택지가 있다고 말함으로써 상대방을 격분시킨다. 그가 제일 잘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자신 이외의 인물이 주목을 받는 것을 적극 막아왔다. 또 자신을 견제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왔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에게 많은 권한을 넘겨줬고 트럼프는 법원의 제지가 있을 때마다 판사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30일 밤 전용기에서 기자들이 3선 출마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면서 “단지 많은 사람들이 ‘제발 다시 출마해 달라’고 말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현 임기에 집중한다면서도 사람들이 출마를 원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는 31일에도 폭스뉴스 기자가 “3선 출마가 가능하면 민주당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출마할 것 같은가”라는 낚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트럼프가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오바마는 이미 2번의 임기를 마친 상태며 재출마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