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미국 트럼프 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가 임박하면서 반도체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에 최소 25% 품목별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혀, 상호관세까지 부과하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의 대미 수출 비중은 비교적 적지만 여러 국가를 경유해 제조하는 만큼 상호관세 적용 범위와 기준에 따라 관세 부담은 더 무거워질 수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1일 밤(현지시간) 이후 국가별 상호관세 세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상호관세는 특정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상대국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정책이으로 국가별로 관세가 다르게 적용된다. 현재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의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한국 역시 이 상호관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아시아의 모든 나라들이 우리에게 한 일을 보면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에 맞서기 위해 한국, 일본, 중국이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3국은 반도체 소재와 장비, 제조 면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예외 없이 관세가 매겨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가 최소 25% 이상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국가별 상호관세가 더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관세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7.5%로 중국(32.8%), 홍콩(18.4%), 대만(15.2%) 보다 더 낮다. 일각에서는 대미 수출 비중 자체가 낮은 데다 첨단 반도체는 한국 기업이 주도해 관세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반도체는 다른 국가들을 거쳐 제조하는 경우가 많아 상호관세 부과 기준 및 범위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관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관세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꼽히지만 새 공장을 짓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실질적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어서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서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상호관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달 초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관세로 인한 피해 규모와 미국과의 교섭 전략, 관세 대응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를 방문해 ‘경제안보전략 TF’를 발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적지 않은 관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와 협력해 최대한 빨리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