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한국에 25% 상호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이미 기존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정한 한국산 자동차는 이번 상호 관세 대상에서 빠졌다.
당초 미국이 한국산 등 수입 자동차에 기존 25% 관세 외에 추가 관세를 매길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상호 관세 대상에서 빠지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목소리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산 등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똑같이 적용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한국차와 경쟁하는 유럽차, 일본차, 중국차의 관세율도 25%로 같은 만큼, 미국 내 자동차 판매 경쟁은 더 치열해질 조짐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이날 새벽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 일부 상품에 상호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앞서 예고한대로 3일 0시1분(현지시간) 한국산 등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효한다.
◆25% 관세만으로도 한국 차 피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자동차에 대한 25% 개별 관세 외에 추가로 상호 관세를 매길 것이란 우려가 컸으나 상호 관세에서 제외돼 최악은 피했다”며 “단 25% 관세율로도 한국 차 수출에 피해가 상당한 만큼, 정부 협상으로 관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량의 49.1%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그만큼 미국 시장 의존도가 큰 것이다. 25% 관세 부과만으로도 피해 규모는 상당할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한국GM)는 관세 부과로 때아닌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미국의 관세로 미국 자동차가 가장 타격을 입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국GM은 전체 생산량의 85%를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다. 25% 관세 부과가 장기화되면 한국GM이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다만 미국이 모든 수입산 자동차에 동일하게 25% 관세를 부과하는 만큼, 한국차만 관세 피해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한국차와 경쟁하는 유럽차, 일본차도 관세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입산 자동차는 미국에서 동일 조건으로 경쟁하게 되는 만큼 향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25% 관세율 더 낮춰야” 목소리도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원) 투자하기로 한 만큼, 향후 한국차에 대한 관세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우리 정부가 현대차그룹의 선제적인 미국 투자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관세율 경감을 노릴 수 있어서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협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4월 2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가 예고된 만큼, 그 이후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발표 이후에 개별 기업과 정부 모두 계속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며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