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 정책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 무역 정책이 본격적인 보호무역 기조로 전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더 이상 불공정한 무역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동등한 무역 조건을 만들기 위해 상호관세를 즉각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7,000억 달러의 관세 수입 목표를 재확인했다.
Could Trump’s tariffs raise $700 billion a year?
We did the math ???? pic.twitter.com/AUHmGzx12M
— Bloomberg Opinion (@opinion) April 2, 2025
#관세 수입 7,000억 달러 목표, 현실성 부족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현재 관세 수입(약 800억 달러)을 약 9배 늘려 7,0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블룸버그는 오피니언을 통해 이를 ‘비현실적인 목표’로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7,000억 달러는 미국 GDP의 약 2.4%에 해당하며, 187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관세 수입이 GDP의 2%를 넘은 적이 없다”며 “지속적으로 2%를 넘긴 것은 1820~1830년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대통령’으로 알려진 윌리엄 맥킨리 전 대통령을 자주 언급하지만, 블룸버그는 “맥킨리 집권기에도 관세 수입은 GDP 대비 1%대 중반에 그쳤다”며 트럼프의 목표가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임을 강조했다.
#수입 억제와 관세 수입 증대, 양립 가능한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상호관세의 핵심은 해외로부터의 수입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관세는 수입액에 부과되므로 수입이 줄어들수록 관세 수입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정책 구조의 모순을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축소’와 ‘관세 수입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미국의 번영, 관세 때문인지 불확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고율 관세로 번영했던 19세기 말 모델을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블룸버그는 “미국이 19세기 후반 고율 관세 속에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관세가 성장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선진국 중 관세 비중이 높은 국가는 뉴질랜드, 호주, 러시아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선진국은 낮은 관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블룸버그는 “7,000억 달러 관세 수입을 실현하면 미국은 GDP 대비 관세 비율 기준으로 세네갈과 몽골 수준으로 후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국민은 세네갈 국민보다 17.3배, 1900년대 미국 국민보다 10배가량 부유한 상황에서, 굳이 과거의 보호무역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 “실현 가능성, 경제적 타당성 모두 의문”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은 단순히 1900년대식 관세 부활이 아니라, 역사상 가장 높은 관세 의존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연 이러한 관세 체제가 미국의 물가, 소비자, 산업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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