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류재준] 미국이 최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상자산이 있다. 바로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다. 지난달 14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명확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을 가결했다. 또한, 지난달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설립한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1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일까?
스테이블코인의 개념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큰 일반적인 가상자산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어에서 그 의미를 유추할 수 있듯, 개별 코인의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가치는 1USDT 당 1달러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렇게 코인의 가치를 달러와 같은 외부 자산에 고정하거나 연동시키는 방식을 페깅(pegging)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페깅은 꼭 달러에만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달러에 페깅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어떻게 유지되는 걸까? 스테이블코인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유형별로 상이한 가치 보존 및 페깅 방식을 알아보자.
# 법정 화폐 담보형(Fiat-Backed) 스테이블코인
법정 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유로화, 엔화와 같은 전통 법정 화폐를 담보 및 가치 고정 수단으로 활용한다. 발행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량과 동일한 양의 법정화폐를 준비금으로 보유함으로써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테더(Tether)의 테더(USDT)와 써클(Circle)의 유에스디코인(USDC)이 있으며,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을 미 달러에 1:1로 페깅됐다.
발행사는 해당 예치금을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중앙화된 기관인 발행사는 제3자 감사를 통해 담보물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하지만, 정부의 규제 개입 리스크도 존재한다.
# 가상자산 담보형(Crypto-Backed) 스테이블코인
가상자산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담보로 활용하여 법정 화폐에 가치를 고정시킨다. 발행사는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을 초과하는 양의 가상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한다.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반하여 이더리움(ETH)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메이커다오(MakerDAO)의 유에스디에스((USDS))가 대표적인 가상자산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다. USDS 역시 미 달러에 1:1 페깅되지만, 활용 담보 자산과 탈중앙화된 담보 시스템 등에 있어 법정 화폐 담보형과 차이가 있다.
다른 예시로, ‘합성 달러 자산’이라 불리는 에테나(ENA)의 USDe가 존재한다. USDe는 델타-중립 전략, 즉 암호화폐 현물을 보유하고 예치하여 이자수익률을 확보하면서 숏 포지션을 통해 USDe의 가치를 달러에 가깝게 고정시킨다.
#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2022년 ‘테라USD(TerraUSD, $UST), 루나(Luna, $LUNA) 토큰 폭락 사태’로 신뢰도가 하락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위 유형과 달리 담보 자산을 설정하지 않는다. 스마트 컨트랙트 등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스테이블코인의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량을 자동 조정하여 가치를 유지한다.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자산 없이 발행이 가능해 자산 효율성이 높지만, 알고리즘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 기타 유형
스테이블코인은 미 달러 외에도 다양한 자산에 페깅될 수 있다. 오픈에덴(OpenEden)의 오픈달러(Open Dollar, $USDO), 에테나의 USDtb는 미 국채를 담보로 설정한다.
또 다른 예로, 상품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금, 은, 석유와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시킨다. 팍스골드(PAXG)는 런던 금시장협회(LBMA) 금고에 보관된 실물 금을 기반으로 토큰당 1트로이온스 실물 금으로 값을 고정시킨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및 전망
일반적인 가상자산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금융 거래에서 사용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한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안정성을 바탕으로 P2P 송금, 디파이(Defi), 거래소 등 다양한 금융 거래에 직접 활용되며 높은 범용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서의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국제 무역 거래의 경우, 기존 결제 방식은 환전 수수료, 복잡한 송금 절차, 외환 거래 규제 등의 제약을 수반한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이러한 제약 없이 보다 신속하고 간편한 결제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무역 대금의 약 10%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되는 등 실제 사용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와 디파이 생태계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해왔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사용자는 거래소 스테이킹, 유동성 풀 참여, 디파이 플랫폼 예치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이자 또는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다.
이렇게 높은 범용성을 보여주는 스테이블코인은 작년 12월 기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5%를 차지하며, 가상자산 시장 내 주류로 부상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스테이블코인 관련 명확한 규제 확립 중에 있다. 제도적 채택의 확대와 실제 사용 사례의 증가에 힘입어,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 내에서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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