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비트코인 채굴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로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고 3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 기반을 둔 대형 채굴기업들은 장비 대부분을 아시아에서 조달한다. 무역 장벽이 커지면서 생산과 수익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 것.
미국 채굴서비스업체 룩소르(Luxor)의 하드웨어 책임자 로렌 린(Lauren Lin)은 태국에서 미국으로 약 5600대의 채굴기를 옮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가 발효되기 전에 장비를 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린은 “오늘은 정말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다”며 “전세기를 동원해서라도 장비를 최대한 빨리 가져오려 한다”고 말했다.
관세 영향은 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MARA), 클린스파크(CleanSpark) 등 미국 상장 채굴기업의 주가는 발표 직후 급락했다.
채굴 장비 중개업체 신테크 디지털(Synteq Digital)의 CEO 타라스 쿨리크(Taras Kulyk)는 “이번 관세는 업계 성장세를 억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장 큰 장비 제조업체인 중국의 비트메인(Bitmain)은 2018년
이후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지로 생산라인을 옮겼다. 이번 관세 조치로 이 지역에도 24~36%의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은 무역적자 상위 60개국을 대상으로 최소 10%의 관세를 예고했고, 중국 제품에는 최대 65%까지 부과될 전망이다.
비트메인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라이벌인 마이크로BT(MicroBT)는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활용해 라이어트 블록체인(Riot Blockchain) 등과의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룩소르 또한 지난해 마이크로BT와 1억3100만 달러 규모의 ASIC 장비(반도체)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내 장비 확보에 나섰다.
더마이너매그(TheMinerMag)의 연구 책임자 울피 자오(Wolfie Zhao)는 “부품에 새 관세가 적용되면 북미 채굴업체들의 자본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룩소르의 린은 “장비 비용이 20% 이상 늘어날 수 있으며, 수익률(ROI)도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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