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금리 1%p 인하 가능성 반영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대로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시장에 반영됐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1%포인트(0.25%씩 4회)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50%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까지는 전혀 예상되지 않던 시나리오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4.01%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 5년물 수익률도 1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정책에서 비롯됐다. 그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국가에 최소 10%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수지 흑자가 큰 국가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 무역 긴장이 고조됐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렸다.
ECB·BOE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 커져
미국 외에도 유럽과 영국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됐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각각 올해 3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2년물 금리는 12bp, 10년물은 10bp 하락했고, 영국 길트채 수익률도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4차례 인하까지 반영하고 있다.
노무라의 경제학자 안제이 셰파니악은 “미국은 물가 상승 압력이 즉각 나타나고, 경기 둔화는 그 이후에야 본격화할 것”이라며 “반면 유럽은 GDP 감소와 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다가온다”…월가, 국채 매수 확대
시티그룹은 미국 국채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예상보다 강경했고, 이는 미국 성장률에 분명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RBC, 소시에테제네랄 등도 올해 말 미 국채 수익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의 채권 부문 글로벌 총괄 밥 미셸은 “지금 상황이라면 경기 침체로 직행할 수 있다”며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고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재 4.5%에서 2.5%까지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가능성을 이유로 연준의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을 2026년 초로 미뤘다. 그럼에도 시장은 당분간 미국 국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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