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 질서를 흔들 대규모 관세 인상안을 발표했다. 유럽연합과 중국에 각각 20%, 34%의 관세를 부과하고, 전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10%의 수입세를 추가했다.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조치가 미국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줬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충격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간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3%로 치솟았다. 이는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불과 1년 전의 2.5%에서 크게 뛰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시장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기간 무역 적자가 미국 경제를 약화시킨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고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단기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 △기업 투자 위축 △실질 소득 감소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물가·경기·금리 삼중고 우려
UBS는 이번 관세 정책이 유지될 경우,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4.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연준(Fed)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동시에 실질 GDP 성장률은 내년 상반기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웽크는 “이번 발표는 시장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확실성에 휩싸이며,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로벌데이터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는 “이번 관세는 사실상 대규모 법인세 인상과 같다”며 “이는 곧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대응 여지도 줄어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경우 연준은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지만,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에 제약이 생긴다.
UBS는 내년 말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이상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실업률 상승을 전제로 한다.
이번 조치는 1971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금태환제도를 폐기했던 결정 이후 가장 급진적인 무역·세제 개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전략이 글로벌 자본 흐름까지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리츠는 “무역 질서를 깨면서 자본 유입은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일종의 도박이며, 글로벌 경제에 대한 파괴적인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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