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미국의 광범위한 상호 관세 부과 발표 직후 급락한 비트코인(BTC)은 이후 뚜렷한 방향 없이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8시50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보다 0.48%(63만3000원) 상승한 1억2343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비트코인(BTC)은 0.79% 오른 8만3249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6124만달러(약 890억원)가 청산됐다. 이중 롱(매수) 포지션이 약 62%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전체 디지털자산 청산 금액은 약 2억5471만달러(약 3700억원)에 이르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이를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으로 받아들이며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릭 마에다 프레스토 리서치 연구원은 옵션 시장에서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 매수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자산은 뚜렷한 자체 성장 이야기보다 경제 상황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라며 “이번 관세 발표는 투자자들에게 또다시 불안감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풋옵션은 자산 가격이 떨어질 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방식으로,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모든 시선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관세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마누엘 카르도조 브리큰(Brickken)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관세는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고, 이는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해지 수단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며 “특히 국경을 넘는 거래에 적합한 디지털자산의 장점이 더 주목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확대되는 점도 그 흐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알빈 칸 비트겟 월렛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경우, 비트코인이 안전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며 “이미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고 디지털자산을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25점(극심한 공포)으로 전날(44점) 대비 대폭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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