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인근 탄핵 찬성 6천명, 관저 앞 탄핵 반대 5천명
11시 생중계 기다리며 막판 집회…도심 긴장 최고조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이율립 최원정 최윤선 최주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도심 곳곳에 탄핵 찬반 단체들이 집결하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탄핵 찬성 측은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일대에 모여 이날 오전 11시 탄핵심판 생중계를 지켜본다.
탄핵을 촉구해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헌재 선고 전 마지막 집회를 열었다.
전날부터 밤샘 집회를 벌인 이들은 이날 헌재와 200m가량 떨어진 운현하늘빌딩에서 사직파출소까지 약 1.5㎞ 구간에 10만명이 모인다고 신고했다.
참가자들은 “파면하기 딱 좋은 날”이라며 노래를 부르거나, ‘탄핵수프’라고 이름 붙인 양송이수프 등을 나눠 먹었다.
은박 담요나 패딩으로 몸을 두르고 밤샘한 일부 참가자들은 어묵 국물 등을 마시며 쉰 목소리로 “파면이 답”, “8대0” 등을 외치기도 했다.
헌재와 가까운 수운회관, 탑골공원, 현대건설 사옥 인근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부 모였지만, 경찰이 양측을 분리해 별다른 충돌은 없는 상태다.
헌재 반경 150m 구역은 완전한 ‘진공상태’가 됐다. 안국역은 폐쇄된 상태다.
출근 시간 도로를 메웠던 차량과 대중교통은 온데간데없고 경찰버스로만 가득 채워진 헌재 일대는 거대한 ‘차 없는 거리’를 방불케 했다.
전날까지는 헌재 방향으로 통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헌재 관계자, 경찰, 취재진, 인근 직장인 등을 제외하고 이동이 불가능하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신분증·사원증을 요구하자 가방을 뒤지며 당황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헌재 방면으로 걸어가려다 경찰 제지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들은 길게 늘어선 차벽과 집회가 신기한 듯 연신 영상을 찍었다.
전광훈 목사를 주축으로 한 자유통일당 등은 오전 10시부터 관저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전날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밤을 새운 참가자들도 이곳으로 이동했다.
사회자는 “탄핵이 기각이나 각하되면 즉시 직무 복귀”라며 “대통령 차량 행렬이 나오는 순간 대통령이 우리에게 환영 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 “탄핵 기각” 등을 외쳤다.
탄핵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도 300m쯤 떨어진 일신빌딩 앞에서 밤새 자리를 지켰다. 이들 역시 오전 10시부터 본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운명은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이라며 파면을 촉구했다.
경찰은 곳곳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집회 장소로 이동하는 참가자들을 직접 에스코트하는 등 양측 충돌 방지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오전 10시 기준 관저 앞 탄핵 반대 집회에는 5천명, 탄핵 찬성 집회에는 500명이 모였다.
안국역 일대 탄핵 찬성 집회에는 6천명이 집결했다.
경찰에 따르면 새벽 1시께 촛불행동 측 60대 남성이 일신빌딩 앞에서 탄핵 반대 측 유튜버 여성 1명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진술을 들은 뒤 별도 연행은 하지 않았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