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출발부터 가파른 내림세를 보인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거래 마감 시점까지 과격한 매도에 시달렸다.
미국과 중국이 오는 9~10일 무역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중국 측이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가운데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600 이상 폭락한 뒤 낙폭을 473.39포인트(1.79%)로 일정 부분 축소하며 2만5965.09에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지난 1월3일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S&P500 지수는 48.42포인트(1.65%) 하락한 2884.05를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159.53포인트(1.96%) 급락하며 7963.76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1일부터 4개월 가량 어렵게 진전을 이룬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최종 결렬될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가 워싱턴 협상에 직접 참여한다는 소식은 긍정적이지만 막판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협상 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에 양보할 뜻이 없는 상황.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즉각 보복 관세로 정면 대응할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경고가 쏟아졌다. UBS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채권왕으로 통하는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오는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실제로 10%에서 25% 인상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따른 주가 급락을 경고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 제러미 시겔 프린스턴 대학 와튼스쿨 교수 역시 관세 전면전이 불거질 경우 최대 20%에 달하는 주가 폭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CNN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로 인해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잠잠해진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고 보도한 가운데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양국이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콘 인베스트먼트의 크레이그 콜런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에서는 무역 협상이 좌초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낙폭을 제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종목별로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지분율이 약 20%로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3% 이상 떨어졌고, AIG가 이익 호조에 힘입어 급락장 속에 7% 선에서 랠리했다.
경기 한파 우려가 번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4% 하락, 배럴당 61.40달러에 거래됐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1bp=-0.01%포인트) 떨어진 2.45%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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