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현지]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투자 참여가 약간의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추종자 블록(Block) CEO이자 트위터(Twitter)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Jack Dorsey)가 한 말이다. 잭 도시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비트코인(Presidio Bitcoin)’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본질은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는 오픈 네트워크”라며, 대형 금융기관의 참여가 이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잭 도시는 ‘21 and 21’이라는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기관 투자 자체가 비트코인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랙록(BlackRock) 같은 기존 질서를 상징하던 기관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들의 허락 없이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결제 없이는 일상에서 의미 없다”
잭 도시는 비트코인의 미래는 일상성에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전자 화폐이고, 돈이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실질적 활용’이 미래를 만든다는 것.
‘디지털 금’이라는 인식만으로는 대중적 확장을 이끌 수 없으며, 사람들의 매일의 삶 속에서 직접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단지 저장 수단, 투자 상품으로만 여겨진다면, 사용자들은 가격만 신경 쓰고 실제로는 쓰지 않게 된다”며 “그럴 경우 비트코인은 점점 존재감을 잃고, 궁극적으로는 실패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결제 기능의 부재는 곧 비트코인의 ‘무관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 도시는 “비트코인이 진정한 대안 통화가 되기 위해선, 누구나 일상 속에서 커피를 사고, 밥을 먹고, 친구에게 돈을 보내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며, “결제가 가능한 비트코인이야말로 진짜 비트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같은 비교적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 내에서는 비트코인의 필요성이 체감되지 않지만, 중남미·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이미 실생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엘살바도르 같은 곳에서는 실제로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고, 밥값을 내고, 벤더에 비용을 지불한다. 그 비트코인이 다시 식당, 시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순환 경제가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결제 속도 개선 △접근성 확대 △프라이버시와 보안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라이트닝만으론 부족…오픈소스 실험 더 늘려야”
비트코인 확장 방안에 대해서도 도시는 실험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널리 쓰이는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에 대해 “좋은 시도지만 유일한 해법이 되어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의 레이어2에 안주하지 말고 다양한 대안을 실험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내기 위해선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실험이 가능하려면 오픈소스 생태계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도시는 “비트코인은 누구든 허락 없이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핵심”이라며 “기업들은 자사 내 개발팀뿐 아니라, 외부 오픈소스 개발자들에게도 직접 지원하거나 브링크(Brink), 오픈새츠(OpenSats), 스파이럴(Spiral)과 같은 단체를 통해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본질은 ‘허락이 필요 없음’”
도시는 인터뷰 마지막에서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가치는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다는 것”이라며 “누구든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비트코인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의 생각 하나에 의존하지 말고, 각자 직접 경험하고 느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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