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테이블코인이 증권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의회에서 진행 중인 스테이블코인 입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4일(현지 시간) SEC는 법인금융국 명의의 성명을 발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스테이블코인이 SEC의 규제 권한 밖에 있다고 밝힌 것.
앞서 SEC는 밈코인 및 암호화폐 채굴에 대해서도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SEC, “스테이블코인 규제 권한 밖”
SEC는 이번 발표에서 ‘커버드 스테이블코인(Covered Stablecoins)’이라 명명한 특정 유형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 규제 권한이 없음을 밝혔다.
커버드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USD)와 1:1로 연동되고, 언제든지 1:1 비율로 달러로 상환 가능하며, 상환금액 이상의 가치를 가진 저위험 자산으로 완전히 담보된 코인을 의미한다.
SEC는 이러한 조건을 갖춘 스테이블코인은 증권법상 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커버드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결제, 송금, 가치 저장 수단으로 설계된다. 이들은 발행 시점에 미 달러 또는 이에 상응하는 자산으로 전액 담보되며, 발행사나 지정된 중개기관을 통해 언제든지 발행 및 상환할 수 있다.
단, 일반 사용자와 발행사 간 직접 상환이 가능한지는 구조에 따라 다르며, 중개기관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SEC는 이와 같은 구조가 투자 목적이 아닌 상업적 용도에 기반한다고 보았다. 커버드 스테이블코인은 △이자나 수익 지급이 없고 △발행사에 대한 소유권이나 지분을 나타내지 않으며 △의결권도 부여하지 않는다.
SEC는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스테이블코인으로부터 수익을 기대하지 않으며, 이는 증권 정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EC의 태도 변화
SEC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규제 관할 밖의 암호화폐 영역을 명확히 하려는 일련의 성명도 내놨다.
밈코인 및 작업증명(PoW) 기반 암호화폐 채굴은 증권이 아니며, 자신들의 관할 분야가 아니라고 했다. 이번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SEC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에 대한 SEC의 저항을 뒤집기 위한 초기 조치들이 비록 공식 정책은 아니더라도 중요하며 신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피어스는 SEC가 NFT에 대해서도 증권이 아니라고 확인하는 입장을 밝힐 수 있음을 시사했다.
SEC는 다음 주 암호화폐 관련 두 번째 라운드 테이블 회의를 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디지털 자산 규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 주제는 암호화폐 거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움직임
미국 의회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관련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이번 주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전체 하원 표결로 넘기는 데 합의했다. 상원 역시 유사한 법안을 심의 중이며, 두 건 모두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소관 위원회를 통과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정치권에서 논쟁적인 주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가 지원하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제안한 가운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일론 머스크 같은 기술 거물이 이 흐름을 따를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SEC는 임시 의장인 마크 우예다가 이끌고 있으며, 임명 대기 중인 폴 앳킨스가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면 SEC의 정식 의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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