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바이 더 딥(Buy the Dip 급락을 이용한 매수)은 생각도 못하고 있어요. 현금을 들고 있는게 최선이에요.”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급락 속에서 적극적인 매수 대신 ‘현금 보유’로 대응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현금을 임시로 담아두는 머니마켓펀드에는 7.4조 달러(1경 804조 원)가 몰려 있다. 역대 최고치다.(아래 그래프 참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재점화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 대신 현금 보유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초 단 며칠 사이에만 600억 달러 이상이 머니마켓펀드로 유입됐다. 분석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일시적이기보다 구조적인 변화일 수 있다고 본다.
“현금이 가장 안전한 선택” …주식은 뒷전
아이오와주에서 자동차 수리점과 반려동물 스파를 운영하는 매튜 쇼네시(43)는 “주식을 매수하면 계속 손해만 본다”며 최근 리비안(Rivian)과 로블록스(Roblox) 주식을 모두 정리했다. 그는 현재 보유한 주식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뿐이며, 1만 달러 가량을 현금으로 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S&P500지수는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9.5배로, 10년 평균인 18.6배보다 높다. 시장은 여전히 고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는 12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했고, 나스닥지수는 20% 이상 떨어지며 약세장에 접어들었다.
경기침체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금리 인하 기대도 ‘불안’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3월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은 18.3%로 한 달 전보다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 수익률은 연 4.2% 수준으로, 여전히 은행 예금보다 높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JP모건은 글로벌 경기침체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주식시장 하락의 핵심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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