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한동안 가상자산 업계엔 밈코인 열풍이 불었습니다. 말 그대로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밈을 활용한 코인을 말하는데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만든 도지코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밈 코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다른 가상자산으로는 단연 솔라나(SOL)를 꼽을 수 있습니다. 솔라나를 기반으로 발행된 밈코인들이 인기를 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를 솔라나를 기반으로 발행하면서 인기를 끈 것입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따르면 솔라나는 2020년 3월 16일 처음 발행된 가상자산으로, 현재 코인마켓캡 내에 시가총액 6위에 오른 초대형 알트코인입니다.
솔라나 네트워크의 유틸리티코인으로 발행된 동명의 가상자산 솔라나는 네트워크 거버넌스(투표 등)뿐만 아니라 스테이킹과 수수료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솔라나는 CEO(최고경영자)인 아나톨리 야코벤코(Anatoly Yakovenko)와 CTO(최고기술책임자) 그렉 피츠제럴드(Greg Fitzgerald), 라지 고칼(Raj Gokal), 에릭 윌리엄스(Eric Williams)가 함께 설립했습니다.
특히 CEO인 아나톨리 야코벤코는 퀄컴과 드랍박스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솔라나는 역사증명(PoH)라는 독특한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빗에서는 ‘검증 가능한 지연 함수(VDF)를 통해 각 블록 생성자가 이전 상태의 해시를 연속적으로 연결해 시간의 순서를 기록하는 방식’ 이라고도 설명하는데요.
대략적으로만 설명하면 시간 경과를 원장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할 때마다 선후관계를 일일이 검증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존의 작업증명(PoW)이나 지분증명(PoS) 같은 합의 알고리즘과 함께 사용해 거래처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솔라나 백서는 이 외에 ‘복제증명(PoRep)’ 등의 방식을 함께 도입해 원장의 위조를 방지하고, 초당 최대 71만건에 달하는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솔라나는 이 같은 기술력에 더해 디파이(탈중앙화금융), NFT(대체불가능토큰), 밈코인, AI프로젝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2020년대 초반엔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의 설립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가 공개적으로 지지에 나서며 솔라나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대형 거래소를 중심으로 유동성이 커지고, 네트워크도 빠르게 확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2022년 FTX가 유동성 위기로 파산하고, 샘 뱅크먼 프리드가 고객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으면서 솔라나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코인마켓캡 기준 2021년 개당 258달러에 달했던 솔라나의 가격은 2023년 1월 개당 9달러로 폭락했습니다.
이때쯤 가상자산 업계엔 새로운 트렌드가 일고 있었습니다. 2013년 가상자산 업계를 비꼬면서 만든 밈 코인 ‘도지코인’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립자가 2019년부터 긍정적으로 거론하며 밈 코인의 시대가 서서히 커진 겁니다.
솔라나가 폭락했던 2023년은 밈코인이 곳곳에서 쏟아지던 시기였습니다. 이미 2020년엔 도지코인을 겨냥한 듯한 ‘시바이누’가 등장했고, 2022년엔 시바이누를 겨낭한 듯한 ‘봉크’가 등장했습니다.
특히 밈코인의 수혜가 봉크(BONK)로도 번지며, 봉크는 2023년 시가총액 3위 밈코인 자리를 꿰찼습니다. 그리고 봉크가 솔라나를 기반으로 알려졌다는 사실이 퍼지며 솔라나는 다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앞서 설명드렸듯 솔라나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봉크 외에도 팝캣(POPCAT) 등 솔라나 기반 밈코인이 인기를 끌었고, 솔라나 역시 빠른 거래 속도를 앞세워 밈 코인 생태계를 활성화시켰습니다.
이 시기 비자가 솔라나 기반 스테이블 코인 USDC로 해외 결제를 지원한다고 밝히면서 솔라나 생태계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를 솔라나로 발행한다고 밝히며 다시 솔라나의 전성기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솔라나는 아직 트럼프 2기 행정부로부터 아직 이렇다할 수혜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엔 라이벌 격인 바이낸스의 유틸리티 코인 BNB에게 시가총액 5위 자리를 뺏기고 6위로 밀려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밈코인이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해친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솔라나에 대한 관심은 최근 한풀 꺾인 분위기입니다.
다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솔라나는 늘 그랬듯 스테이블코인과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사업으로 다음 활로를 찾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출시한 스테이블 코인 USD1이 추후 솔라나 등으로 확장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국내에선 인공지능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해커톤을 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