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미국 트럼프 발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에 외환시장이 발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함께 30원 넘게 떨어졌던 원·달러는 하루 만에 하락폭을 반납하며 5년 래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안전자산 선호에 엔화값과 솟구치며 2년 만에 1000원을 넘어섰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장에서 원·달러는 전일(1434.1원)대비 33.7원 오른 1467.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일 대비 27.9원 오른 1462.0원에 장에 나서 상승폭을 확대해 오전 한때 1471.5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020년 3월19일 40원 증가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원·달러는 지난 4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달러 약세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일부 해소로 1434.1원으로 32.9원 떨어져 2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인 바 있다. 하루 만에 1360원대로 복귀한 셈이다.
이날 금융시장 발작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중국이 맞불관세에 놓자 글로벌 무역 분쟁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가 짙어진 영향이다. 미국이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10일 부터 미국산 상품에 대해 미국이 부과한 34%와 같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도 환율에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콘퍼런스 공개 연설에서 “관세의 경제 영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며 통화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지금이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점”이라며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102선에서 103선대로 오른 후 등락 중이다.
안전자산 선호는 엔화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이달 초 150엔을 넘나들던 달러 당 엔화값은 이날 145엔 후반대로 떨어지며 강세를 보였다. 이 영향으로 오후 3시30분 현재 100엔 당 재정환율은 1008.21원으로 2022년 3월22일 종가(1011.75원)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지난 4일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은 전일보다 5.5% 급락한 3만8314.8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97% 폭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5.82%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57% 떨어진 2328.2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5.25% 하락한 651.30원에 거래됐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은 2조1693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코스닥에서는 2017억원을 순매도 했다.
한편, 이날 9시 12분 11초를 기해 코스피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7.10포인트(5.19%) 내린 312.0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