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조치 발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부 헤지펀드는 주식 포지션을 전면 청산했고, 시장 전반에선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며 대부분 국가에 보복성 관세를 예고했다.
이후 사흘간 세계 증시는 급락했다. 미국 S&P500 지수는 이틀 만에 10.5%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5조달러가 사라졌고, 유럽 STOXX 지수는 3월 최고점 대비 12% 넘게 밀리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중국 대표지수인 CSI300은 10% 이상 급락했고, 홍콩 기술주 지수는 한 달 새 27% 넘게 떨어졌다. 시장에선 채권과 금까지 매도세가 번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 소재 스프링마운틴푸장투자(SMPJI)의 윌리엄 신(William Xin) 회장은 “지정학적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경기 침체 위험도 커졌다”며 “중국과 홍콩 주식을 전량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목요일(4월 3일) 공휴일을 앞두고 보유 종목을 모두 매도했다.
헤지펀드의 마진콜 위험도 급증했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헤지펀드의 순레버리지는 전주 대비 56% 감소했다. 이는 2023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이다.
JP모건은 위험 회피를 위해 향후 수일간 최소 250억~300억달러 규모의 주식이 추가 매도될 것으로 내다봤다.
헤지펀드는 일반적으로 프라임 브로커를 통해 차입 거래를 한다. 보유 종목 가치가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마진콜이 발생해 강제 매도에 나서야 한다. 이번 급락장에서 헤지펀드들이 금까지 매도하면서 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세이프(David Seif)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하락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패닉 매도와 마진콜이 연쇄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말했다.
# 현재는 매도세의 중간 지점…“떨어지는 칼날 잡지 마라”
중국 베이징의 파인스트리트캐피털(Pine Street Capital) 밥 장(Bob Zhang) 대표는 “변동성이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며 “중국 주식 순노출 비중을 1월 100%에서 현재 25%까지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지수 하방에 대비한 헤지 포지션도 추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대형 멀티스트래티지 헤지펀드의 홍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는 매도세의 중간 지점일 가능성이 크다”며 “높아진 변동성 속에 펀드별로 차례차례 포지션이 청산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마진 거래 잔액은 4월 3일 기준 1조9천억위안(약 2600억달러) 규모로 여전히 높다. 한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단기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4월 1~3일 사이 마진콜에 따른 매도는 28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의 규모(115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2023년 9월 이후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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