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해 중국 정부가 맞불 대응에 나선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도 미국의 관세에 대응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7일 1면에 게재한 ‘기력을 집중해 자기 일을 잘 하자’라는 내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매체는 논평에서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과도한 관세 부과가 우리에게 충격을 주겠지만 하늘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은 초대형 경제체이고 미국의 관세 패권의 충격에 직면해 강력한 압박 대응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미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미 수출 감소는 전체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신에 미국 시장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들어 미·중 무역이 완전히 중단될 수는 없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인민일보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의 관세 충격에 대응할 자신감이 있다”면서 “2017년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국이 어떻게 공격하고 압박하든 우리는 항상 발전과 진보를 유지하며 압박할수록 강해지는 탄력성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첫 두 달 동안 투자와 소비 등 국내 수요가 예상보다 호전됐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속적으로 회복돼 1분기에는 5% 이상의 성장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공지능(AI)·휴머노이드 로봇 등 과학기술에서도 활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자신감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분별한 관세 부과에 직면해 우리는 대응책을 갖고 있고 미국과 8년 동안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풍부한 투쟁 경험을 쌓았다”며 “당 중앙은 미국의 새로운 경제·무역 압박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충분히 예측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향후 상황의 필요에 따라 지급준비율 인하, 금리 인하 같은 통화정책 도구는 충분히 조정의 여지가 있고 언제든지 내놓을 수 있다”며 “재정적자·특별채권·특별국체 등은 상황에 따라 더욱 확대할 공간이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지금 세계는 백 년에 한 번 있을 대변혁을 가속화하고 있고 미국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정치·경제 구도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내수 확대와 소비 진작을 통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급변적·극한적 압박에 직면해 우리는 협상의 문을 닫지 않았지만 요행을 바라지 않고 충격에 대응할 다양한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