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A: 2019-05–08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세계 정상의 거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세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에 암호화폐 열성 지지자들은 큰 관심을 나타낸다. 그들은 페이스북 코인이 “암호화폐 수용과 관련된 기적을 만들어낼” 무언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이런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페이스북 코인과 관련해 들떠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면 일단 멈추고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간단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1.페이스북이 만들려는 것이 진정한 암호화폐 자산인가? … 아니면 단순히 페이팔, 애플 페이, 또는 신용카드의 블록체인 버전인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
2. 페이스북은 정말로 암호화폐 세계로 옮겨갈 것인가 … 아니면 단순히 전통적 핀테크 산업에 약간의 암호화폐 기술을 주입하려는 것인가?
모든 신호들은 페이스북의 의도가 후자임을 가리킨다.
페이스북의 의도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적이 되어야 한다. 페이스북 코인이 지나가면서 분산원장기술(DLT)에 경례를 하는 수준을 넘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EOS, 카르다노, 또는 홀로체인처럼 개방적이면서 허가를 필요치 않는 분산원장을 위해 많은 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비트코인’이라는 완전한 개념은 모순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 현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조사해 비효율적인 측면들을 가려낸다.
-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적 측면 가운데 이 지구상에는 전통적 금융계의 플레이어들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으며 시스템으로부터 완전히 제외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만든다. 아예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
- 또한 현존하는 결제시스템이 해킹과 절도에 너무 자주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만든다.
- 이 같은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새로운 종류의 결제시스템에 필요한 중추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블록체인이나 다른 분산원장기술의 몇몇 주요 특성들을 수용한다.
페이스북은 이런 방향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페이스북이 그렇게 할 수도 있음을 가리키는 하나의 단서는 페이스북이 새로운 벤처 사업을 먼저 인도에서 시작하려 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나온다. 인도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나라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사실상 다른 방식으로는 은행에 접근할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용자 친화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커다란 개선을 이루는 것이 된다.
하지만 실수하면 안 된다: 페이스북 코인은 다른 암호화폐들의 경쟁 상대가 아니다. 그 이유는 여기 있다.
첫째, 페이스북 코인은 탈중앙화된 디지털 화폐의 원래 개념을 대변하는 비트코인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후계자들의 근본적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중간자 또는 수탁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산이라는 개념이다.
끝없이 많은 금융중개기관들과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거래 상대방 위험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비트코인이 탄생한 핵심적 이유는 사용자들이 누군가로부터 간섭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자신들의 자산에 대한 직접 소유권을 행사하도록 돕는 것이다.
현금 이외에 이런 특징을 지닌 자산들은 얼마나 될 것인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페이스북 코인은 분명 그런 자산이 아니다.
둘째, 페이스북 코인은 중앙화되면서 경영진의 통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탈중앙화와 검열에 대한 저항이라는 암호화폐 자산의 두 가지 근본 원칙에 위배된다.
그 이유는? 페이스북은 고객들에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플랫폼을 통과하는 모든 결제에 대한 거래의 한쪽 당사자 겸 수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모든 결제에 대해 최종 발언권을 행사해야만 한다. 은행, 신용카드 회사, 또는 페이팔과 마찬가지로.
셋째, 비트코인과 달리 모든 페이스북 코인은 페이스북 소유주들에 이득이 되면서 사용자들에게는 피해를 안겨주는 방향으로 조작될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다.
페이스북 정책 결정자들은 페이스북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모든 트랜잭션을 통제한다. 때문에 그 어떤 이유로든 그들이 “불법”으로 간주하는 모든 행위는 금지될 수 있다;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부터 차단당할 수 있다; 그들의 펀드는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진정한 암호화폐 원칙을 직접 거부하는 것이다. 진정한 암호화폐의 경우 진짜 자산 소유주들만 자신들의 자산을 갖고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페이스북이 그들의 코인을 조작한다면 어떤 방식이 될까? 말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하지만 두 가지 사례가 머리에 떠오른다:
공개되지 않은 목적을 위한 펀드의 재할당. 페이스북이 소위 ‘스테이블코인’을 만들 계획이라는 소문이 돈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한 회사의 은행 계좌에 들어 있는 명목화폐로 지지 받는 자산이다.
만일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수탁인으로서 코인들을 통제하는 것 이외에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스테이블코인을 지지하는 것 이외 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오늘날 하는 행동과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프라이버시 침해.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판매한 것처럼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금융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 페이스북의 전체 사업 모델은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 사용자들 모르는 경우가 자주 발생 –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에게 판매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수집한 데이터는 대부분은 좋아요(like)와 싫어요(dislike) 같은 사용들의 선호도에 관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핀테크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지금도 이미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에 금융 데이터와 소비 습관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코인: 옛날 시스템 위에 자리잡은 새로운 레이어(layer)
비트코인: 전적으로 새로운 시스템
결론적으로 …
페이스북 코인은 기성 결제 처리업체들과 경쟁할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들은 그런 업체들을 파괴하기 위해 처음부터 만들어졌다.
페이스북 코인은 현재 존재하는 금융시스템 위에 만들어진 또 하나의 레이어다. 이는 또 다른 중개인, 또 다른 거래 당사자, 그리고 거기 관련된 모든 위험을 가리킨다.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들은 모든 그런 레이어들을 낡아빠진 것으로 만들 것이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