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는 당장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 2%를 상회하는 가운데, 연준이 조치를 유보할 것이라 분석이다.
글로벌 증시는 10조 달러 가까이 증발하며 혼란에 빠졌다. 통상 시장 위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거나 유동성을 공급해 소방수 역할을 해왔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러나 연준이 당장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2%를 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가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게이펀(Michael Gape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며 “금리는 당분간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장의 위기 상황으로 보지 않아
연준은 과거 위기 때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입해 왔다.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는 긴급 금리 인하와 대규모 자산 매입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유동성 위기나 시스템 리스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James Knightley)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연준이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학의 다렐 더피(Darrell Duffie) 교수 역시 “지금은 딜러들이 중개 기능을 유지하고 있어 심각한 경고 신호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연준 이사는 “관세가 경제 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 연준의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비개입’ 기조, 당분간 이어질 듯
블랙록 래리 핑크(Larry Fink) CEO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여전히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브레트 라이언(Brett Ryan)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문제의 본질은 백악관의 정책이며, 연준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빠른 대응에 신중한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주가 급락만으로 정책 변경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증시 급락이 계속되고 실물 경제로 파급될 경우 연준이 긴급 유동성 공급이나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로선 연준이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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