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8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의 AI 프로세서에 사용된 TSMC 칩과 관련된 수출 통제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 제조 업체 TSMC가 최대 1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을 물게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상무부는 TSMC가 중국 기반 반도체 설계업체 소프고(Sophgo)와 진행했던 업무에 주목하고 있다. 소프고의 칩은 화웨이의 고급 AI 엔진으로 알려진 Ascend 910B와 유사한 점이 발견됐다. 화웨이는 AI 칩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은 화웨이의 수출 통제 위반 가능성과 기술 도용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TSMC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장비를 통해 칩을 생산하기 때문에, 대만에 위치한 공장도 미국의 수출 규제를 따르게 된다.
현재 TSMC와 관련해 상무부가 공개적으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보통 상무부는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에 ‘예비 위반 통보서’를 보낸 뒤, 기업에 30일 간의 답변 기회를 주는 절차를 따른다.
# 화웨이와 소프고와 TSMC의 연관성
TSMC가 처음으로 조사받은 것은 2022년 가을, 캐나다 기술 회사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가 화웨이의 AI 프로세서를 분해하면서 TSMC의 칩을 발견했을 때였다. 이후 TSMC는 소프고로의 칩 공급을 중단했으며, 상무부는 해당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2023년 1월, 화웨이와 소프고는 상무부 거래 제한 명단에 추가됐다. RAND 연구소의 AI 전문가 레나르트 하임은 TSMC가 소프고의 설계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약 300만 개의 AI 칩을 제조했으며, 이 중 대부분이 화웨이로 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TSMC가 제한 대상 기업과의 연관성을 고려해 칩 생산을 자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의 AI 프로세서 Ascend 910B는 중국에서 생산된 가장 진보된 AI 칩으로 평가받으며,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 TSMC와 미국의 대응 방향
미국 상무부의 하워드 루트닉 장관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 통제 규제를 강조하며 “규정을 어기는 이들에 대한 벌금과 단속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 차관은 TSMC 관련 보고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미 2023년, BIS(산업안보국)는 화웨이에 11억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수출한 시게이트 테크놀로지를 3억 달러 벌금으로 제재한 바 있다. 그러나 1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은 드문 사례다. TSMC 대변인 니나 가오는 TSMC가 법을 준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2020년 9월 중순 이후 화웨이에 칩을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 미국 투자 계획에도 영향 가능성
지난 3월 TSMC는 미국에 1천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5개의 새로운 칩 공장을 세울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수출 통제 관련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미국이 대만산 수입품에 32%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의 무역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TSMC의 미국 증시 상장 주가는 이 소식에 따라 약 3%가량의 상승을 되돌렸다.
TSMC와 미국 사이의 협상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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