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시장이 요구하는 금리 인하에 쉽게 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관세 쇼크 이후 월가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낮춰 시장을 구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압박,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모하메드 엘-에리언(Mohamed A. El-Erian) 전 핌코(PIMCO) CEO는 블룸버그 기고문에서 “연준은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현재의 불확실성과 위험 속에서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잘못된 판단은 경제 혼란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경고다.
엘-에리언은 연준이 △2021년의 ‘일시적 인플레이션’ 오판 △예측과 대응의 반복된 실패 △시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과 시장 신뢰도는 1970~80년대 이후 최악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실업률을 5.3%, 인플레이션을 4.4%로 수정하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엘-에리언은 “연준이 시장 변동성만 나타나면 곧바로 금리를 내린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다”며 “이제는 그 틀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는 올해 4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긴급 회의에서의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는 상황에서 무리한 금리 인하는 위험하다”며 “실업률 상승보다는 물가 안정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보스턴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Eric Rosengren)의 “금리 인하 접근은 천천히, 점진적으로, 신중하게”라는 발언도 인용했다.
엘-에리언은 마지막으로 “지금 연준에 가장 필요한 것은 ‘겸손함’”이라며 “이를 통해 분석, 예측, 정책 설계의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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