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관세 유예를 선언한 후, 미국과 협상을 해야할 각국 정부가 어떤 전략을 써야할 지 고심 중이라고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트럼프의 관세 유예가 즉흥적인 것인지, 계획된 것인지 조차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유예가 정책 철회는 아니며, 시장 압박에 의한 일시적인 전술 변화일 수 있다고 본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애슈워스는 “트럼프가 유예를 반복하며 10% 단일 관세 체제로 굳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협상에 임하는 각국의 움직임을 정리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차기 총리 후보는 미국의 관세 유예 조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이 단결해 대응한 직접적인 결과다. 우리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이익을 지킬 준비도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미국 내부에서도 최대 수준의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
이어 그는 “이럴 때일수록 유럽은 더 신뢰할 수 있고, 명확하며, 능력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니콜라 제임스(Nichola James), 모닝스타 DBRS 글로벌 주권등급 책임자는 관세 유예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채권시장 규율은 정부가 정책 방향을 재조정하는 데 있어 다시 한 번 강력한 도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미국의 기본 정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이를 달성하기 위한 또 다른 경로다. 이 환경에서 기업들은 여전히 해로운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
폴 애슈워스(Paul Ashworth), 캐피털 이코노믹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분석하며 말했다.
“트럼프는 시장 반응에 위축돼 ‘유예’를 반복할 것이다. 결국 이 조치는 그가 대선에서 공약했던 10% 단일 관세 체제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자국의 관세와 무역 관행에 대해 소폭 양보하는 선에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EU의 대응 방침을 밝히며 말했다.
“우리는 협상의 기회를 주고자 보복 관세를 유예한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녀는 또, “유럽은 글로벌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내부 시장의 무역 장벽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댄 요르겐센(Dan Jørgensen), 유럽연합 에너지 집행위원은 미국과의 에너지 무역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럽은 미국산 천연가스 구매를 확대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산업재 관세 철폐 제안을 거부하며 유럽에 3,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에너지 수입을 요구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리처드 말스(Richard Marles), 호주 부총리는 중국과의 협력 제안에 대해 선을 그으며 말했다.
“우리는 유럽연합, 영국, 인도와의 무역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손잡는 일은 없다.”
파크스 타우(Parks Tau), 남아프리카공화국 무역산업부 장관은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대표단은 미국 대사관 측과 직접 만나 무역을 정상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만 줘룽타이(卓榮泰) 행정원장은 이번 관세 유예 발표에 대해 강한 감정을 표현했다.
“이번 조치는 마치 사우나에서 찬물 샤워를 맞은 듯한 충격이다.”
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국과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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