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오후 5시 미국과 중국의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장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타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낙폭이 일정 부분 축소됐지만 투자자들은 안심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10일 0시 관세 인상 시점을 앞두고 류 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담판과 이어지는 만찬이 최종 결론에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38.97포인트(0.54%) 떨어진 2만5828.3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8.70포인트(0.30%) 내린 2870.7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32.73포인트(0.41%) 하락한 7910.59에 마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주 협상 타결 가능성을 언급한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서신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가질 뜻을 내비치는 등 그는 협상 의지를 보였지만 합의 도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세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담판의 결과가 중국의 타협안에 달렸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장중 400포인트 이상 급락했던 다우존스 지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한 때 낙폭을 120포인트까지 좁혔지만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한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오전 가진 컨퍼런스에서 중산층 소득과 경기 활동이 정체된 상황을 부각시켰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4월 도매 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0.3%에 미달했고, 3월 도매 재고는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무역수지 적자는 1.5% 증가한 500억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결과다. 다만, 대중 무역 적자는 3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제임스 스위니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이 관세 인상 리스크에 대해 커다란 경계감을 보이고 있지만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극적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트레이드 파이낸셜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투자 전략 부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누구도 협상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양국이 10일까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관세 전면전을 재개하면 주식시장을 필두로 위험자산이 과격한 하락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인텔이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완만하게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6% 가량 급락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각각 2%와 1% 선에서 동반 하락했고,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반에크 벡터스 세미컨덕터 상장지수펀드(ETF)가 장중 한 때 7% 내리 꽂혔다.
이 밖에 무역 협상 불확실성 속에 애플과 보잉이 각각 1% 내외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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