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달러가 10년 만에 스위스프랑 대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금, 유로,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는 4월11일 스위스프랑 대비 한때 1.2% 하락한 0.81405프랑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일 4% 급락에 이은 연속 하락이다. 같은 날 달러는 △엔화 대비 1.1% 하락한 142.88엔 △캐나다달러(CAD) 대비 0.5% 하락한 1.3910캐나다달러로 내려앉았다. 유로는 한때 달러 대비 1.7% 오른 1.13855달러로,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지수도 1.2% 하락하며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는 금값 급등으로 이어졌다. 금 현물 가격은 1.4% 오른 온스당 3219.2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시장 혼란 부추겨
이 같은 급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 인상을 갑작스럽게 중단한 데서 촉발됐다. 그는 최근 “자유의 날(Liberation Day)”이라며 중국을 제외한 일부 무역국가에 대한 고율 관세를 90일 유예하겠다고 밝혔으나, 중국에 대해서는 실효세율 145%의 강경 조치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한 대외 무역 정책이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스 웨스턴 페퍼스톤 리서치 총괄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 완화가 시스템 리스크를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 미 국채 수익률 급등…’달러 매도’ 확산
시장 불안으로 미 국채 가격도 동반 하락하며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한때 10bp 가까이 상승하며 4.488%를 기록했다. 이번 주 기준으로는 2001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브렌트 도널리 스펙트라마켓 대표는 “지금은 순수한 ‘달러 매도’ 국면”이라며 “달러의 영향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불확실한 무역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안전자산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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