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블록미디어 정윤재] 전통 금융의 구조와 안정성, 디파이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자산이 가능할까. 스테이블 코인 및 RWA 프로토콜 오픈에덴(OpenEden)은 그 해답을 ‘온체인 미국 국채’와 ‘이자형 스테이블코인’에서 찾고 있다.
오픈에덴은 △무디스(Moody’s) 등급을 받은 토큰화 미국 국채 펀드(T-Bill) △24시간 실시간 이자가 발생하는 USDO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RWA(실물 자산 기반 토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블록미디어>는 최근 오픈에덴의 공동 창업자 제레미 응(Jeremy Ng)을 만나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철학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투자자 보호가 최우선…규제 친화적인 RWA 인프라 지향”
제레미는 “20년간 전통 금융권(홍콩·싱가포르의 글로벌 파생상품 데스크 등)에서 일했고,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아시아 사업 총괄을 거쳤다”며 “전통 금융과 디파이를 잇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오픈에덴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픈에덴은 설립 초기부터 규제 준수를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 그는 “△싱가포르 금융사 면허 △BVI(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펀드 라이선스 △버뮤다 디지털 자산 사업자 등록 등 다양한 지역에서 규제 허가를 취득했다”며 “전통 기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규제 준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무디스 등급 획득한 토큰화 미국 국채 펀드 $TBILL
오픈에덴의 첫 번째 제품은 $TBILL이다.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전문 펀드를 토큰화한 상품으로, 24시간 실시간 입·출금과 NAV(순자산가치) 반영이 가능한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구조다.
“$TBILL은 단순한 토큰이 아니라, 실물 미국 국채 기반 펀드의 단위를 온체인으로 옮긴 구조다. 이용자가 지갑을 연결해 스테이블 코인을 예치하면, 스마트컨트랙트가 자동으로 $TBILL 토큰을 발행한다.”
무엇보다 이 펀드는 지난해 6월, 무디스로부터 투자 등급을 획득했다. 그는 “무디스가 먼저 TBILL에 관심을 보여 연락해 왔고, 9개월 간 거절하다가 4개월간의 정밀 심사를 거쳐 등급을 받게 됐다”며 “법률 구조, 기술 리스크, 펀드 운용자, KYC 정책 등 모든 요소를 검토 받았다”고 설명했다.
$TBILL의 주요 사용자는 아비트럼(ARB), 아발란체(AVAX), 엑스알피(XRP) 같은 디앱 운영 DAO나 L1·L2 체인의 재무 담당자다. 그는 “이들이 은행 계좌 없이도 리스크 프리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USDO는 온체인·이자형·투명한 스테이블코인”
오픈에덴이 출시한 두 번째 핵심 제품은 이자형 스테이블코인 USDO다. 그는 “USDO는 네 가지 면에서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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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뮤다 규제기관에 등록된 발행사가 토큰을 발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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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차량은 파산격리 구조(Bankruptcy-remote)로 구성돼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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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자산은 $TBILL로 구성돼 100% 온체인에서 실시간 확인 가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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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이다.
그는 “써클(Circle)의 ((USDC)), 테더(Tether)의 ((USDT)) 등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이자를 제공하지 않거나, 오프체인 자산을 기반으로 한다”며 “USDO는 하루 단위로 이자가 자동 지급되며, 준비금이 온체인에 존재하기 때문에 ‘디팩’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등 신흥시장에 더 큰 가치…온체인 이자와 투명성 결합”
그는 USDO가 신흥국 사용자에게 특히 유용하다고 본다. “자국 통화가 약세거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국가에서는 달러 기반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여기에 이자 수익이 실시간으로 더해지면 강력한 대안이 된다”고 말했다.
USDO는 이미 △커브(CRV) △에어로드롬(Aerodrome, $AERO) 등에서 7500만 달러 이상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오일러 파이낸스(Euler Finance) △모포(Morpho, $MORPHO) △스펙트라(Spectra) 등에서 대출 담보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선물 거래소인 버텍스(Vertex) 등에도 연동돼 있다”며 “단순 보유 외에도 다양한 활용도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픈에덴은 ‘빌즈 캠페인(Bills Campaign)’이라는 리워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보유만 해도 기본 리워드를 얻을 수 있고, LP 제공, 디파이 전략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멀티플(가중치)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온체인 RWA는 투자 유니버스를 넓힌다”
최근 RWA 프로젝트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에 대해 그는 “디파이의 수익은 여전히 위험 기반 구조가 많은 반면, 온체인 RWA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한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 자산은 수십 년 간의 안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만 접근성과 효율성은 떨어진다. 디파이는 개방적이지만 리스크가 크다”며 “우리는 두 세계를 연결해 효율적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라벨 인프라로 확장…2025년엔 채권 펀드도 고려”
오픈에덴은 현재 자체 상품 외에도 외부 자산운용사 및 기업을 위한 ‘토큰화 백엔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단순 상품이 아니라 발행·기술·유통을 아우르는 토큰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하이일드 채권이나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 상품 등을 온체인으로 이전하는 계획도 있다. “비유동 프라이빗 크레딧 기반의 스테이블코인들이 최근 디팩을 겪은 사례처럼, 우리는 더 유동성이 높고 검증된 자산으로 확장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무리
오픈에덴은 단순히 디파이 상품을 넘어서, 온체인 자산 시대를 위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T-Bill, USDO라는 대표적인 제품 외에도, 전통 금융의 규율과 디파이의 유연성을 결합한 구조는 기관·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우리는 단순히 홍보가 아니라, 교육과 인식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그의 말처럼, 오픈에덴이 추구하는 방향은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신뢰와 기반 구축에 가깝다. RWA 시장이 본격 확장되는 시점에서, 오픈에덴의 행보는 분명히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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