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월가 금융사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CEO는 “앞으로 경제에 상당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은 여전히 투자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월가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할 때에도 매우 신중한 태도로 정제된 언어를 쓰고 있다. 월가 수장들은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 고위직을 지낸 로버트 스틸은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다이먼 CEO는 “단기적인 경제 흐름보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향후 두 분기의 경제 흐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과거에도 경기침체를 겪었고 극복해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웰스파고(Wells Fargo), 블랙록(BlackRock) 등 주요 금융사 수장들도 실적 발표에 나섰지만, 대부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조치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피했다.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는 “공정한 무역을 위한 장벽을 검토하는 정부의 의지를 지지한다”면서도 “큰 조치에는 분명 위험도 따른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미국이 “글로벌 불안정의 중심이 됐다”고 지적하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가까워졌거나 이미 들어섰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주요 은행들은 최근의 금융시장 변동성과 관세 정책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JP모건은 신용카드 부실 채권 손실에 대비해 5억 달러 가까운 충당금을 추가했다. 웰스파고는 전년 동기 대비 수익이 소폭 하락한 201억 달러, 순이익은 49억 달러를 기록했다.
블랙록의 핑크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이런 규모의 무역전쟁은 금융업계 49년 동안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각 금융사는 관세 여파와 시장 불안에 따른 고객 자금 이동, 기업 고객의 신용한도 활용 여부 등을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JP모건 다이먼 CEO는 백악관과의 접촉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관리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지만, 그것을 언론에 말할 필요는 없다”고 답하며 민감한 대응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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