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클로이 풍 U2U 공동대표 “한국, DePIN에 최적… 게이머·통신사·스타트업 모두 수익 주체 될 수 있다”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PC방의 고사양 그래픽카드, 통신사의 유휴 라우터, 스타트업의 남는 서버. 지금까지는 전기만 먹는 비용일 뿐이었다. 그러나 U2U 네트워크는 이 같은 현실 속 하드웨어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인프라로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 일명 ‘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TGE(토큰 생성 이벤트)를 마친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U2U 네트워크’는 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 생태계 확대를 위해 한국을 전략적 실증지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파트너십 구축과 기술 확산에 나선다.
클로이 풍(Chloe Phung) U2U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블록미디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기술 인프라와 사용자의 기대 수준이 높아 DePIN 실험에 최적화된 국가”라며, “게이머, 통신사, 스타트업 모두에게 새로운 수익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Q. 한국 독자들을 위해 U2U 네트워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A. U2U네트워크의 공동창업자이자 공동대표를 맡은 클로에 풍(Chloe Phung)입니다. 저는 블록체인을 단순한 화면 속 기술이 아니라, 실제 세상에 적용 가능한 인프라로 확장하는 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U2U에 합류하기 전에는 Y콤비네이터가 투자한 베트남 핀테크 스타트업 ‘인피나(Infina)’에서 사업개발 디렉터를 맡았고, 그 이전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브이브이넥스(Bvnex)’를 공동 설립해 베트남 최대 법정화폐-암호화폐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U2U 네트워크는 DAG 기술과 EVM 호환성을 바탕으로 한 모듈형 레이어1 블록체인입니다. 특히 저희가 개발한 서브넷(Subnet) 기술은 사용자나 개발자가 자신만의 맞춤형 독립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를 통해 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 생태계에 이상적인 확장성과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Q. 기존 블록체인과 비교해 U2U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U2U는 단순한 스마트 계약 플랫폼이 아니라, 현실 속 물리적 장비들을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블록체인입니다. 저희는 이를 ‘하드웨어 네이티브 블록체인’이라고 부릅니다. 기존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금융(DeFi)이나 NFT 같은 디지털 자산 중심의 사용 사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어요. 반면, 저희는 이런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블록체인이 도시의 인프라, 통신, AI 훈련, 센서 데이터 저장처럼 현실을 움직이는 시스템도 구동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저희는 헬리오스 컨센서스(Helios Consensus)와 서브넷(Subnet)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Q. 기술적인 요소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A. 헬리오스 컨센서스(Helios Consensus)는 DAG(비순환 방향 그래프) 기반의 합의 알고리즘으로, 거래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어 속도와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기존 블록체인처럼 모든 노드가 순차적으로 검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지연이 적고, 안정성이 높습니다.
서브넷(Subnet)은 U2U에 연결된 맞춤형 미니 블록체인이에요. GPU 연산, AI 훈련, 스마트 빌딩용 등 특정 목적에 맞춰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보상 방식, 토큰 구조, 운영 규칙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요. 개발자들은 Subnet SDK를 통해 몇 분 만에 이런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Q. ‘유휴 하드웨어를 수익화’한다는 개념이 낯선 분들도 많습니다.
A. 예를 들어 서울에 거주하는 게이머가 RTX 3090 같은 고사양 GPU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보죠. 게임을 하지 않을 때, 이 장비는 사실상 놀고 있는 자원입니다. 그런데 이 GPU를 U2U의 GPU 서브넷에 연결하면, AI 연산이나 그래픽 렌더링에 사용되고, 사용량에 따라 토큰 보상을 받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예는 가정용 5G 라우터예요. 이걸 분산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근처 디바이스들이 이 라우터를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마다 ‘마이크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요.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서버 자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제공하는 Subnet SDK를 활용해 ‘서브넷 서비스’를 만들면, 백엔드 리소스를 다른 개발자에게 빌려주고 토큰으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Q. DePIN을 구축하려는 파트너들에게 어떤 점이 강점인가요?
A. 대부분의 체인은 금융 서비스엔 강하지만, 하드웨어 운영에 필요한 통신, 연산, 센서까지 통합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U2U는 이 모든 걸 하나의 프로토콜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플랫폼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장비 온보딩 SDK, 하드웨어 테스트 환경, 런칭 전략, 유동성 초기 지원까지 모두 제공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유연한 토큰 경제 모델도 직접 설계할 수 있습니다.
Q. TGE(토큰 생성 이벤트) 이후 U2U 생태계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나요?
A. TGE 이후로 생태계는 빠르게 확장 중입니다. 현재 4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테스트 혹은 메인넷 배포 단계에 있고, 80개 이상 제안이 파이프라인에 있어요.
통신 분야에서는 동남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분산 무선 네트워크와 대역폭 공유 네트워크 시범 운영을 시작했어요. 이제 곧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파일럿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들은 가정용 라우터나 소형 기지국을 활용해 대역폭을 공유하고, 사용량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한, 하드웨어 제조사들과 협력하여, ‘유폰(UPhone)’이라는 장비 내장형 온보딩 시스템도 개발 중입니다. 처음부터 DePIN 노드로 등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왜 한국을 전략적 테스트베드로 꼽았나요?
A. 한국은 5G 밀도, 광대역 통신망, 도시 밀집도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이는 분산 네트워크 실험, 엣지 컴퓨팅 테스트, 보상 구조 최적화에 매우 유리한 조건입니다.
게다가 한국에는 이미 PC방에 수만 대의 고성능 GPU가 체계적으로 배치돼 있으며, 대부분 야간엔 유휴 상태입니다. 또한 가정용 광통신 커버리지도 뛰어나 사용자들이 대역폭 공유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를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입니다.
무엇보다 사용자 피드백이 빠르고 기술 수용력이 높다는 점이 큽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실제 사용자의 반응을 토대로 툴을 개선하고 프로토콜을 진화시키는 데이터 기반 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사용자 그룹을 타깃으로 보고 있나요?
A. U2U는 한국 커뮤니티를 크게 두 축으로 나눠 접근할 계획입니다. 먼저 게이머와 스트리머들은 이미 고성능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성능과 공정성, 소유권에 민감한 집단입니다. 이들이 게임을 하지 않을 때에도 유휴 GPU 자원을 활용해 연산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성능 저하 없이 U2U 토큰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경량 클라이언트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PC방 체인, e스포츠 팀, 개별 스트리머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실제 하드웨어 수익화 성과를 테스트하고, 실시간 대시보드와 수익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일반 사용자층을 위한 전략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라우터, 컴퓨터, 스마트폰이 글로벌 네트워크 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기 때문에, 교육과 인식 확산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코리안 앰베서더 프로그램(Korean Ambassador Program)도 준비 중입니다. 커뮤니티 확산에 열정을 가진 구성원들이 번역, 콘텐츠 제작, 유저 온보딩에 참여하고, 기여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Q. DePIN의 미래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앞으로 1~2년 내에 DePIN은 AI 연산 수요 급증, 클라우드 비용 증가, 통신 인프라 불균형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부상할 것입니다. U2U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RWA 등 실제 수요와 온체인 토큰 경제를 연결하는 실행 계층(execution layer)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한국은 현실 수요와 기술 실험이 동시에 가능한 시장으로 저희에겐 DePIN 기술을 가장 현실적으로 실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 테스트베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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