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만트라(Mantra)의 공동설립자 존 패트릭 멀린(John Patrick Mullin)이 토큰 폭락 사태로 인해 예정된 발표 대신 짧은 해명을 전한 뒤 행사장을 급히 떠났다.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비트콘 RWA 서밋(BTCON RWA Summit)’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행사는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 인사들이 모여 실물자산토큰화(RWA)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멀린은 ‘RWA의 진화하는 지형(The Evolving Landscape of RWA)’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고, 이어 열릴 패널 토론에도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사 당일 새벽 만트라의 토큰 OM 가격이 약 6.30달러에서 0.40달러까지 급락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멀린은 예정된 발표 대신 무대에 올라 짧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늘 새벽 호텔방에서 급히 연락을 받고 상황을 파악했다”며 “이번 사태는 해킹이나 내부자 매도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한 강제 청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멀린은 “주요 거래소에서 여러 투자자 계정이 주말의 낮은 유동성 시점을 틈타 타깃이 됐고, 해당 계정들이 보유한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됐다”며 “이 포지션은 레버리지 기반이었고, 사전 통보 없이 자동으로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시장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졌고, 연쇄적인 마진콜이 발생하면서 OM 토큰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며 “만트라 팀과 파트너, 투자자 누구도 자발적으로 토큰을 매도하지 않았다”며, 해당 사태가 내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해명 이후 멀린은 예정돼 있던 기조연설과 패널 토론 모두를 취소했다. 그는 “지금은 무대에 서 있는 것보다 팀과 함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현장을 서둘러 떠났다. 멀린이 자리를 비운 뒤, 행사는 당초 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멀린의 설명과는 달리 온체인 데이터에서는 그의 주장과 온도 차가 있는 정황들이 포착됐다. 블록체인 분석가 더데이터너드(The Data Nerd)는 최근 3일간 약 1억4300만달러 규모의 2440만 OM이 거래소 OKX로 입금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도 X(옛 트위터)를 통해 “최근 일주일간 총 4360만 OM이 거래소로 이동했으며,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4.5%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 지갑이 만트라의 핵심 투자사인 레이저 디지털(Laser Digital)과 직접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해명을 둘러싼 의구심이 더해졌다. 레이저 디지털은 가격 폭락 이틀 전 4000만달러(약 567억원) 상당의 OM을 중앙화 거래소로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업은 만트라의 MEF(Mantra Ecosystem Fund)를 통해 총 1억800만달러(약 1532억원)를 투자한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멀린이 “자발적 매도는 없었다”고 말한 것과 달리, 실제 대량의 토큰 이동이 내부 이해관계자와 가까운 주소에서 발생한 것이다.
더불어 전체 공급량의 약 90%가 만트라 팀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처럼 소수에게 토큰이 과도하게 몰려있는 구조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 할 수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거래소로의 대량 입금 △비공식 할인 판매 의혹 △운영의 불투명성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러그풀로까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멀린은 “과거에도 90% 이상 하락장을 겪은 적이 있고, 이번에도 회복할 수 있다”며 “사태 원인을 정밀히 조사한 뒤 커뮤니티를 위한 복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와 대응 계획은 추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커뮤니티와 미디어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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