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줄줄이 하락하면서 ‘금리 1%대 시대’가 임박하게 됐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2.15~2.75%로 전월 취급 평균 금리 2.78~3.00%보다 0.3~0.6%p 가량 떨어졌다. 은행들이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는 영향이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18종의 기본금리를 0.10~0.25%p 인하한다.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0%에서 2.15%로 0.25%p 내리고, ‘우리 SUPER 정기예금’ 금리도 2.60%에서 2.35%로 0.25%p 인하한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기본금리도 12개월 만기 기준 2.15%로 내려갔고, 6개월 만기 기준은 2.05%로 1%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기본금리도 각 2.40%로 기준금리(연 2.75%) 수준을 밑돌고 있다.
1개월짜리 초단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1%대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는 1개월 기준 1.80%를 나타냈다.
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한 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예금금리 하락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예금금리의 가파른 하락세로 은행 예금도 빠르게 줄고 있다. 한은의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41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6000억원 급감했다. 반면 투자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통장 잔액은 941조7000억원으로 31조4000억원 불어났다. 예금에 묶어두기 보단 마땅한 투자처를 찾아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많은 것이다.
반면 대출금리 하락세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5대 은행이 지난 2월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30~4.63% 수준로 여전히 4%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1.38%p로 전월(1.376%p)보다 소폭 확대됐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핵심 기반이 된다.
당분간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등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 하향 조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앞서 당국은 4월 이후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재지정 여파’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의 분수령으로 보고 은행권에 월별·지역별 세분화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